[앵커]
'소아 청소년 다기관 염증 증후군' 이름도 어려운 이 병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아이들 가운데 일부에게 나타난 '희귀 후유증'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두 명이 나왔는데요. 다른 나라에선 이 병으로 숨진 사례도 있어서 더 걱정입니다.
최승훈 기자입니다.
[기자]
11살 어린이 A군은 지난 1월부터 석 달 간 필리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후 열이 나고 배가 아파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이 의심됐지만, 방역당국은 관련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병은 코로나19에 걸린 후 나타나는 후유증인데, A군은 당시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권준욱/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지난 5월 26일) : 발병 시기 자체가 만약 상당히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현재 RT-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올 수는 있고…]
뒤늦게 A군의 몸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항체가 발견됐습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지금은 스스로 나았다는 의미입니다.
A군은 최초 신고 4개월 만에 소아 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 첫 환자로 확인됐습니다.
12살 남자 어린이 B군도 있습니다.
지난 8월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됐습니다.
퇴원 후 또 발열과 복통 등 증상이 생겨 확인해보니 소아 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이었습니다.
[최은화/서울대 의대 소아과학교실 교수 :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에서 걸린다기보다는 감염으로부터 회복된 후에 2주에서 4주 정도 경과된 시점에서 나타나는 증상이고요.]
증상은 발열과 복통, 발진이 대표적이고, 다발성 장기기능 손상 등 '전신성 염증'도 나타납니다.
미국, 프랑스, 영국 등에서는 코로나19 감염 소아 중 많게는 1000명 중 3명이 이 증후군을 앓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확인된 환자 935명 중 19명, 약 2%가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A군과 B군은 증상이 호전됐고 입원한 병원에서도 퇴원했습니다.
가까스로 코로나19에서 완치돼도 후유증을 대비해야 합니다.
(영상디자인 : 배윤주·이재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