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끝까지 환자 돌본 94세 최고령 의사…한원주 씨 별세

입력 2020-10-05 21:17 수정 2020-10-06 16:1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아흔넷의 나이에도 마지막까지 아픈 사람들을 돌본 할머니 의사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나이 많은 의사의 마지막 일터는 요양병원이었습니다. 세상과 아름다운 작별을 하며 남긴 말은 '힘내. 가을이다. 사랑해'였습니다.

박병현 기자입니다.

[기자]

"사랑만으로도 병이 나을 수 있다"

지난달 30일, 향년 94세로 세상을 떠난 한씨가 늘 반복하던 말입니다.

그의 책상엔 의료 서적만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10년 넘게 환자들과 기쁜 일, 슬픈 일을 함께 나눈 한씨.

병원에선 늘 환자들에게 아침마다 노래를 불러줬다 합니다.

이 병원을 처음 찾았을 땐, 그의 나이 여든셋이었습니다.

쉴 법도 했지만, 한씨는 달랐습니다.

"배운 게 있으니 안 써먹을 수 없었다"

한씨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유입니다.

말 그대로, 한씨는 배운 '의술'을 평생에 걸쳐 환자를 위해 썼습니다.

40여 년 전,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한씨는 무료 봉사에 나섭니다.

전 재산을 털어, 고아원을 지은 아버지의 뒤를 따라나선 겁니다.

53살에 시작한 무료 봉사는 30년간 이어졌습니다.

요양병원에서 일을 한 이후에도, 휴가 때마다 국내와 외국을 가리지 않고 의료 선교 활동도 이어갔습니다.

별세 전까지도 10명의 환자를 직접 돌 본 한씨.

지난해 가을, 본인의 일평생을 담은 책까지 내며 환자 곁을 지키려 했습니다.

한씨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봉사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나무가 여전히 병원을 지키고 있습니다.

[힘내, 가을이다, 사랑해]

(영상그래픽 : 박경민)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