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지는 양상을 보이지만 고령층을 중심으로 사망자가 잇따르고 있어 방역당국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사망자는 5명 늘어 누적 341명이 됐다.
확진된 이후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거나, 사망한 뒤 이뤄진 진단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를 모두 포함한 것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발병이 본격화한 지난 8월 중순 이후부터 사망자 발생은 눈에 띄게 잦아졌다.
8월 25일(발표일 기준)부터는 일별로 1명→2명→1명→3명→5명→2명→1명 등 매일 사망자가 나오면서 일주일간 총 15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서도 1일을 제외하고는 2일부터 일별로 2명→3명→2명→2명→1명→2명→5명 등 일주일 새 무려 17명의 코로나19 환자가 숨졌다. 하루에 사망자가 5명이나 발생한 것은 8월 말 이후 벌써 두 번째다.
이처럼 사망자가 잇따른 데는 위중·중증 환자가 급증한 영향이 크다.
현재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상태가 위중하거나 중증 단계 이상인 '중환자'는 전날보다 11명 출었지만 151명에 달한다.
방역당국은 기계 호흡을 하거나 인공 심폐 장치인 에크모(ECMO)를 쓰는 환자를 '위중환자'로, 스스로 호흡은 할 수 있으나 산소 포화도가 떨어져 산소 치료를 하는 환자를 '중증환자'로 나눈다.
위중·중증 환자는 지난 1일(104명) 처음 100명 선을 넘은 여전히 세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앞서 전문가들은 9월 초 기준으로 국내 위중·중증환자가 130여명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무엇보다 환자 대다수가 60대 이상 고령층인 점이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7일 기준 위중·중증 환자만 보면 162명 가운데 60대 이상 환자는 138명으로, 85.2%에 달한다.
고령층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면역력이 약한 데다 평소 앓고 있는 지병(기저질환)이 있을 수 있다. 똑같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하더라도 상태가 나빠지거나 급격히 악화하기 쉽다는 의미이다.
한때 20∼30명씩 늘어나던 위중·중증 환자 증가세가 최근 들어 한풀 꺾였지만 안심할 수 없는 이유이다.
상태가 좋지 않을수록 제때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지만, 병상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점도 방역당국으로선 부담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이 지난 7일 기준으로 파악한 병상 현황을 보면 현재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즉시 입원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중증 환자 병상은 불과 5개뿐이다. 전국적으로도 37개에 그친다.
인천, 광주, 대전, 강원 등 4개 광역 시도에서는 당장 이용할 수 있는 중환자 병상이 0개이다.
방역당국은 고령층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재차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고령일수록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중증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밀폐·밀접·밀집한 시설 방문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