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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방호복·막무가내 시민 응대…선별진료소 탈진 직전

입력 2020-09-01 15:36

검사·역학조사·자가격리자 지원 등 방역 업무 과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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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역학조사·자가격리자 지원 등 방역 업무 과부하

폭염 속 방호복·막무가내 시민 응대…선별진료소 탈진 직전

지난달 29일 광주 남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귀한 손님이 찾아왔다.

초등학생 2명은 "1년간 모은 용돈으로 샀다"며 직원들에게 홍삼정을 주고 돌아갔다.

폭염 속에 방호복을 껴입은 직원들은 "묵힌 피로가 사라진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감동은 잠시였다. 같은 날 검사를 받으러 온 나이 지긋한 확진자는 "너희들이 뭔데 사람을 오라 가라 하느냐"며 문짝을 걷어차는 소란을 피웠다.

벌써 몇 달째 긴장 속에 격려와 욕설이 뒤섞인 일상을 보내고 있는 이 보건소 직원 A씨는 3∼4년 전 앓았던 이석 증상이 재발했다.

지난 31일에는 아예 일어나지도, 말을 하기도 어려워 출근하지 못했다.

병원에서는 쉬는 것 말고 답이 없다고 했지만 쉴 수도 없는 상황이다.

A씨는 1일에도 어지러움 증상이 남았지만 한명이 빠지면 그만큼 일을 나눠 안아야 하는 동료들 생각에 행정 업무라도 지원하려고 출근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방역 인력들이 탈진 직전 상태에 놓였다.

광주에서만 자치구 선별진료소, 역학조사반, CCTV 분석에 하루 500여명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환경연구원에는 적게는 500건, 많게는 2천건의 검사가 밀려든다.

통상 하루 2∼3차례 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오후 11시 이후 하루를 마감하지만, 긴급 검사는 그 이후에도 진행한다.

밤늦게 결과가 나오면 그다음 날 오전에는 동선을 공개해야 한다.

심층 역학조사까지는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동선은 새벽 중에라도 파악한다.

특히 선별진료소 과부하가 우려된다.

검사 인력들은 연일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도 방호복을 벗을 수 없다.

간혹 고성에 막말을 쏟아내는 피검사자를 만나면 더위나 피로는 문제도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고 한다.

자가격리자가 발생하면 직접 찾아가 생필품 키트를 전달한다.

자가격리 해제 전 검사 때는 자가용을 이용하지 못하는 격리자를 위해 직접 집으로 찾아가 검체를 채취한다.

광주에서만 자가격리자가 누적 8천명을 넘어서고 현재도 1천900여명이나 된다.

해제 전 검사를 위해 하루에만 수십, 수백명의 집을 방호복을 입고 찾아가야 한다.

최근 성림침례교회 집단 감염 때는 선별진료소를 교회에서 마련하고 밤중 6∼7시간 동안 670여명의 검체를 한꺼번에 채취하기도 했다.

박향 광주시 복지건강국장은 1일 "확산 방지를 위해 어려움을 감내하는 방역 당국을 믿고, 시민들도 스스로가 방역 주체라는 인식으로 적극적으로 협조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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