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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다다른' 코로나 의료진들 체력 고갈로 곳곳서 쓰러져

입력 2020-08-24 15:32

통풍 안 되고 무거운 보호장구로 열병·방광염 등 질환 얻어
일부 교회 검체 채취 집단반발, 의료진 체력 소진 가중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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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 안 되고 무거운 보호장구로 열병·방광염 등 질환 얻어
일부 교회 검체 채취 집단반발, 의료진 체력 소진 가중시켜

'한계 다다른' 코로나 의료진들 체력 고갈로 곳곳서 쓰러져

전신을 감싼 푸른색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힘겹게 구급차 뒷문에 몸을 기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풀썩 땅 바닥에 쓰러졌고,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지난 22일 전북 전주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이 사진 한 장은 큰 울림을 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진의 고충을 단적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보건용 마스크만 써도 힘든데 정말 고생이 많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바닥에 무릎까지 꿇었을까', '저분들 고생하는데 제발 돌아다니지 말자' 등 염려와 함께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수개월째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나서는 의료진들이 체력 고갈로 곳곳에서 쓰러지고 있다.

푹푹 찌는 폭염과 무겁고 통풍이 잘 안되는 보호장구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실신하거나 주저앉는 등의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무더위가 시작된 지난 6월 9일 인천시 미추홀구 남인천여자중학교 운동장에 설치된 워크 스루(Walk through) 선별 진료소에서 검사 업무를 하던 보건소 직원 3명이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30도를 훌쩍 웃도는 더위에도 방호복을 입고 검체를 채취하던 이들은 어지럼증과 과호흡, 손 떨림 등 증세를 호소했다.

이튿날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보건소에서도 의료진 한 명이 심한 방광염 증세로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화장실조차 편하게 갈 수 없는 열악한 근무 여건에서 생긴 병이 악화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장마 이후 전국적으로 맹위를 떨친 폭염 탓에 선별진료소 등에서 일하는 의료진의 고충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일부 검사자의 비상식적 검체 채취 거부도 더위에 지친 의료진 힘을 뺀다.

지난 17일 코로나19 검사 대상인 서울 성북 사랑제일교회 교인 부부는 검체를 채취하러 온 보건소 직원들을 앞에 두고 난동을 부렸다.

이 부부는 보건소 직원의 몸을 건드리고는 "우리가 (보건소 직원을) 만졌으니 당신들도 검사를 받으라"며 검사를 완강히 거부했다.

경기 남양주시에서는 사랑제일교회 교인이 코로나19 확진 통보를 받은 뒤 "검사를 못 믿겠다"며 3시간 넘게 연락을 끊고 서울 한 병원으로 가는 바람에 경찰이 소재 파악에 나서는 등 소동도 빚어졌다.

지난 12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와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이 발표한 '제2차 경기도 코로나19 치료·인력 인식 조사'에서도 코로나19 방역 인력 3명 중 1명은 '번아웃'(소진) 상태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의 한 선별진료소에서 일하는 의료진은 "가파르게 확산한 코로나19로 검체 채취 건수가 이전보다 눈에 띄게 늘어났다"며 "이에 따른 의료진 업무도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몇 주간이 코로나19 추가 확산을 가늠할 중대한 시기인 만큼, 보건당국 지침에 따라 줄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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