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로 멈춰 섰던 스포츠 경기들이 오늘(12일) 다시 열렸습니다. 석 달 만에 돌아왔지만, 조금씩은 달라진 모습이었는데요. 무관중으로 열린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경기장 밖에는 팬들이 몰려 아쉬움을 달랬고요. 세계 육상대회는 두 대륙에서 랜선으로 열렸습니다.
최하은 기자입니다.
[기자]
총성과 함께 시작한 폭발적인 질주, 경쾌한 소리에 이어 쭉 뻗어 나가는 공, 골망을 가르는 시원한 슛까지.
멈춰 섰던 경기들이 하나둘 돌아왔습니다.
아직 관중을 맞을 순 없어 중계화면엔 컴퓨터 그래픽으로 자리를 채워 넣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 함께 하고 싶은 팬들의 열망을 막을 순 없었습니다.
석 달 만에 재개한 프리메라리가 경기장 주변엔 300명 가까운 팬들이 모여 응원가를 불렀고, 급기야 경찰이 나서 거리를 봉쇄해야 했습니다.
바깥은 어수선했지만, 선수들은 눈을 감고 코로나로 희생된 이들을 기린 뒤 한 판 승부를 시작했습니다.
세계육상대회는 두 대륙에서 동시에 열렸습니다.
노르웨이 오슬로와 케냐 나이로비, 서로 다른 트랙에 선 선수들은 실시간 랜선으로 연결돼 기록을 다퉜고.
[현지 중계 : 나이로비는 해발 5800피트라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 서로 다른 장소예요.]
프랑스 장대높이뛰기 선수는 자신의 집 앞마당에서 5m 80cm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세계신기록을 쓴 순간도 어느 때보다 조용히 기록됐습니다.
공간을 초월해 열린 이 대회의 이름은 '불가능한 경기'였습니다.
한 번의 샷으로 공을 쏙 넣었지만, 환호도 함성도 들리지 않습니다.
첫 홀인원 주인공이 된 강성훈은 45m를 걷고서야 공이 들어간 걸 알았습니다.
오전 8시 46분엔 경기를 멈추고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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