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초순 한국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반 토막이 났다.
아직 열흘간의 실적이어서 월간 실적은 이보다 나을 수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악영향이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업일수 고려해도 수출액 하루 평균 30% 줄어
이달 1∼10일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3%나 줄어들어 지난달 동기(-18.6%)보다 감소 폭이 확대된 데는 휴일의 영향이 크다.
조업 일수는 지난해 동기보다 1.5일 적은 5일에 불과했고, '샌드위치 연휴'로 자동차 등 일부 업종은 5일까지 내리 쉬면서 사실상 조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달 월간 수출 실적은 열흘 동안의 실적과는 크게 다를 수 있다. 반도체를 비롯한 상당수 업종의 수출이 월말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 감소율도 30.2%에 이르러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달 초순에 18.6%, 4월 한 달 동안 17.4% 줄어든 것보다 감소 폭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월말로 가면 수출 감소 폭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으나 감소 추세는 이어질 게 확실시된다.
이에 따라 3월에 미미한 수준에서 줄었던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달(-24.3%)에 이어 이번 달에도 비교적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월 수출은 코로나19의 사태에도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평가했지만, 코로나19가 미국, 유럽 등 수요국으로 확산하면서 지난달부터 한국 수출에 미치는 악영향이 점차 본격화하겠다고 평가했다.
◇무역적자도 지난달 동기보다 확대
구체적인 수출 현황을 들여다보면 주요 품목과 국가가 전반적으로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주요 품목은 선박(55.0%)을 제외한 반도체(-17.8%), 무선통신기기(-35.9%), 석유제품(-75.6%), 승용차(-80.4%) 등의 수출이 큰 폭 하락했다.
국가별로는 중국(-29.4%), 미국(-54.8%), 유럽연합(EU·-50.6%), 베트남(-52.2%), 일본(-48.4%), 중동(-27.3%) 등 주요 시장이 모두 위축됐다.
구체적인 수출 증감률 수치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더라도 코로나19의 영향이 품목과 시장을 불문하고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10일 수입은 95억5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2% 감소했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 규모는 약 26억3천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지난달 같은 기간의 적자액 24억3천만달러보다 적자 폭은 2억달러 확대됐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9억5천만달러 적자를 내며 99개월 만에 흑자 행진을 멈췄다. 이달도 수입보다 수출이 더 많이 떨어지는 추세가 이어진다면 흑자 전환이 가능할지 장담하기 어렵다.
무역협회 문병기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가 2, 3월에는 중국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영향을 미쳤다면 3월 이후로는 미국, EU에서의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4, 5월에도 유럽, 미국 내 공장 셧다운(일시적 가동중지), 소비판매 감소 등에 따른 영향이 자동차나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달도 두 자릿수 감소율이 예상되며 분기별로는 2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 들어 점차 회복하는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