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화재로 숨진 서른여덟 명 가운데 세 명이 외국인입니다. 그중 두 명은 카자흐스탄 국적의 형제였습니다. 어린아이들과 아내, 그리고 암 투병 중인 어머니가 있습니다. 유족들의 비자 문제 때문에 장례를 치르는 것도 힘든 상황이 되자, 정부가 해결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오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카자흐스탄에서 온 고 세르게이 씨와 고 디미트리 씨 형제는 한국 공사현장 곳곳을 돌며 일했습니다.
아빠를 따라온 동생 디미트리 씨의 아이들과 아내는 한국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형 세르게이 씨 가족들은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아빠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이천 화재는 두 가장을 앗아갔습니다.
유족들은 고인과 마지막 시간을 함께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형의 유족들이 한국에 오려면 한국 비자가 필요했고, 동생 유족들은 한국에서 추방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동생네 유족은 아빠의 재외동포비자를 근거로 한 가족동반비자로 머물러 왔는데, 아빠가 숨져 비자가 무효화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또 두 형제의 어머니는 암 투병 중인데, 치료비 문제도 막막해졌습니다.
두 형제 유족의 사연이 전해지자 법무부와 안전보건공단, 이천시 등이 해결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법무부는 한국에 있던 유족들의 가족동반비자가 만료되는 내년 여름까지 머무를 수 있도록 했고 해외 유족들의 단기방문비자도 발급하기로 했습니다.
두 형제 어머니의 치료비도 건강보험으로 처리하는 방안도 복지부가 검토하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숨진 중국 동포 오모 씨의 유족들에 대해서도 단기 방문비자를 발급해주기로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곽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