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 속에서도 우리는 괜찮다면서 스포츠 경기를 이어나가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중남미의 니카라과에서는 복싱 대회를 열었는데요. 마스크를 쓴 채로 선수들이 링 위에 섰습니다. 경기를 왜 하냐고 묻자, 링 위엔 먹고 사는 문제가 걸려 있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문상혁 기자입니다.
[기자]
하얀색 마스크, 하얀색 글러브를 낀 두 선수가 링 위에 오릅니다.
관중석에 앉은 팬들은 한 칸씩 띄어 앉았습니다.
체온을 재는 건 기본, 두 발도 소독물에 담근 뒤에야 입장이 가능합니다.
코치도 심판도 예외는 없습니다.
선수들은 몸무게를 잴 때부터 마스크를 썼는데,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에야 벗을 수 있습니다.
대결에 앞서 몸에 소독약을 뿌리는 절차도 거칩니다.
두 팔을 뻗어서 상대를 쓰러뜨려야 하는 복싱.
때론 몸이 부딪히면서 땀도, 피도 튈 수 있어 감염병의 시대엔 더욱 더 위험한 스포츠지만, 마스크를 쓰고서라도 니카라과 복서들은 사각의 링 위에 섰습니다.
[로젠도 알바레스/전 복싱 세계챔피언 : 우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이 아니라 굶어서 죽습니다.]
중남미에서 아이티 다음으로 가난한 나라인 니카라과 감염병으로 죽고 사는 문제에 놓인 세상이지만, 먹고 사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합니다.
이 나라에선 축구도, 야구도 멈추지 않고 이어가고 있습니다.
감염병보단 가난이 더 두렵습니다.
아직은 다행인 게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진 않습니다.
열한 명이 감염됐고, 사망자는 세 명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이 보호해준다며 축구를 계속했던 부룬디도 공식적으론 단 한 명의 확진자도 없던 타지키스탄도 최근 리그를 중단했습니다.
니카라과도 아직 안심할 순 없습니다.
뉴욕 타임스는 "니카라과 정부가 스포츠로 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려 한다"고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