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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서툴지만…그래도" 지적장애 학생도 온라인 학습

입력 2020-04-21 11:28

학생·보육교사 모두 힘든 온라인 학습…장애학생 위한 특별한 교육 기대는 애초부터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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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보육교사 모두 힘든 온라인 학습…장애학생 위한 특별한 교육 기대는 애초부터 무리

"힘들고 서툴지만…그래도" 지적장애 학생도 온라인 학습

"친구들 얼굴 잊어버리겠어요."

21일 광주 동구 한 육아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지적 장애 초등학생 김민수(가명·10)군은 서툰 '독수리타법'으로 컴퓨터 자판을 눌렀다.

온라인 개학이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전면 시행되며 온라인 학습을 위해 시스템에 로그인하기 위해서다.

능숙하게 자판을 쓰는 학생도, 한 손으로만 타자를 학생도 제각각이었지만 기기 사용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학생들은 주변에서 보육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각자 자신이 수강해야 하는 영상을 시청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잠시뿐, 학생들은 금세 집중력을 잃어버리고 딴짓을 했다.

사상 처음으로 시도되는 온라인 수업에서 특수학급에 다니는 학생들을 위한 '특별한 교육'은 기대할 수 없었다.

학생과 장애 수준별로 개별화된 교육을 받아야 하는 특수학급에 다니는 장애 학생들까지 비장애인 학생과 같은 학습 영상을 봐야 했다.

장애 학생들에게 학습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학습 영상을 보고 난 뒤 스스로 학습 활동을 기록해야 하는 '학습 노트' 작성도 이들 학생에겐 쉽지 않은 일이다.

이를 고려해 보육 교사와 특수 교사가 협업해 개별 학습 활동을 줄이거나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바꿨다.

덕분에 비장애인 학생에 비해 학습 시간이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비장애인 학생들과 비슷한 시간 동안 학습이 진행됐다.

다만 그동안 특수학교에서 맡고 있던 '특수교육'까지 보육 교사들의 몫이 됐다.

학습 속도가 각기 다른 학생들을 하나하나 돌봐야 하는 보육교사들은 오히려 학생들을 걱정했다.

한 보육 교사는 "보육 교사들이 학습 지도를 하고 있지만, 특수학급에 있는 전문적인 선생님이 지도해주는 것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부족하지만 주어진 현실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나마 원내에 컴퓨터실과 숙소 별 PC 등이 마련돼 있는 이 시설은 나은 편이었다.

다른 장애인 시설에선 학습 장비가 부족해 시교육청 등에서 제공한 기기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고장이 날 경우 수리까지 책임져야 해 혹여나 고장이 날까 노심초사하는 것은 보육교사의 또 다른 몫이 됐다.

적절한 학습 공간이 없는 시설이나 가정에선 가뜩이나 집중력이 부족한 장애 학생들의 학습에 큰 어려움이 되고 있다.

광주 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노미향 회장은 "지적장애 학생은 능력 편차가 너무 심해 한가지 수준으로 교육하기 어렵고 집중해서 화면을 보는 것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능한 여러 수준으로 나눠 장애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며 "코로나19처럼 불가피한 상황이 됐을 때 장애 학생들을 위한 교육 방법을 계속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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