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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초·중·고 400만명 집에서 개학…한숨 섞인 온라인 교실

입력 2020-04-16 18:28 수정 2020-04-16 18:28

접속 오류에 곳곳 차질…학부모·교사, 모두 수업 지도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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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 오류에 곳곳 차질…학부모·교사, 모두 수업 지도 고민

전국 초·중·고 400만명 집에서 개학…한숨 섞인 온라인 교실

전국 초·중·고교 학생들이 16일 일제히 가정에서 개학을 맞았다.

지난 9일 중3·고3에 이어 1주일 만에 초등학교 1∼3학년을 제외한 초·중·고 전체 학년으로 온라인 개학이 확대돼 코로나19가 촉발한 교육계의 도전도 본격화했다.

그러나 불안정한 시스템은 '인내심의 시험'이었고, 낯선 원격 수업은 '엄마 개학'이라는 냉소를 낳기도 했다.

◇ 실시간 온라인 수업 "생소하지만 활기"

경기 의정부시 회룡초등학교 5학년 1반에서는 학생 24명이 줌(ZOOM) 플랫폼 기반 온라인으로 옮겨간 교실에서 개학을 맞았다.

최종연 교사는 '5학년이 된 다짐'을 발표하도록 하자 "책 100권을 넘게 읽고 싶다", "키 163cm를 넘고 싶다"는 포부가 돌아왔다.

총선 투표소가 운영돼 방역 후 오후 1시 시작된 울산시 북구 염포초등학교 6학년 1반 수업에서는 19명 학생이 5개 조로 나뉘어 토론하고 과제를 제출했다.

학생들은 대체로 교사의 주의나 당부를 잘 따랐지만, 잠깐 틈에 주의력이 흐트러지거나 혼잣말을 내뱉기도 했다.

서울 용산구 용산초등학교 5학년 창의반 학생 22명도 줌으로 담임 교사와 친구들을 만났다.

출석 확인을 위한 조회 전 "소리가 잠겼네"라는 할머니의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학생의 하품 소리에 이은 "어머 선생님 죄송해요"라는 어머니의 사과가 실시간으로 전달돼 웃음을 자아냈다.

◇ 콘텐츠 내려받기, 온라인 접속 오류 불만 폭주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한 수업은 그나마 호기심과 활기로 채워졌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콘텐츠 활용형이나 과제 수행형 방식 수업도 많았다.

이들 수업의 핵심 활동은 영상물을 내려받아 시청하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 당국이 제공한 원격수업 플랫폼(학습관리시스템·LMS)인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e학습터와 EBS 온라인클래스가 접속 오류를 일으킨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특히 초등학교에서 이용하는 e학습터에 로그인이 되지 않거나 교사가 올린 영상을 내려받아 재생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잦았다.

"(버퍼링 탓에)10분짜리 영상을 보는 데 40분이 걸렸다"는 불만이 나왔다.

반대로 "7교시 수업을 영상 몰아보기로 두어시간 만에 끝냈다"며 부실한 수업 운영을 우려하는 반응도 나왔다.

◇ 학부모·교사 모두 고충 "부담 낮추고 혼선 최소화해야"

학부모들의 고충도 컸다.

"온라인 개학에 맞춰 휴가를 내 아이들을 도우면서 '엄마, 엄마' 부르는 소리를 얼마나 들었는지 모르겠다", "직장에서 자녀들과 수십통 통화하면서 '이중 원격 수업'을 했다"는 등 하소연이 쏟아졌다.

등교가 장기 지연되면서 학생, 학부모는 물론 콘텐츠 제작에 부담을 느낀 교사까지 모든 학교 구성원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감염 확산 방지, 학생 안전에 불가피한 온라인 개학의 필요성을 고려해 일부 불편을 감수하고 혼선을 최소화하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승오 광주시교육청 교육국장은 "교육부 차원에서도 국가에서 관리하는 접속 플랫폼을 더 안정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는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음 주에는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온라인 개학을 하는 만큼 철저히 대비하고 특수학교나 복지 대상 학생 등을 꼼꼼하게 챙겨 방치되는 아이들이 생기지 않도록 그물을 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고 1∼2학년 90만4천여명, 중 1∼2학년 89만8천여명, 초 4∼6학년 132만3천여명이 원격수업을 시작했다.

이달 9일 먼저 온라인 개학한 중3·고3 85만8천6명을 합하면 이날 원격수업에 참여한 인원은 총 398만5천여명에 달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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