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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소 앞 마스크 행렬…"코로나보다 민주주의"

입력 2020-04-15 10:38

경기도, 3천186개소서 투표 진행…자가격리자 40% 투표 예정
발열 확인·손 소독에 대기 줄 길어져…"비닐장갑은 너무 과한 조치"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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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3천186개소서 투표 진행…자가격리자 40% 투표 예정
발열 확인·손 소독에 대기 줄 길어져…"비닐장갑은 너무 과한 조치" 지적도

투표소 앞 마스크 행렬…"코로나보다 민주주의"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5일 경기지역 투표소 곳곳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수칙 이행으로 그동안 치러진 선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화성시 동탄2신도시 동탄7동 제2투표소가 차려진 방교초등학교에는 아침 일찍부터 투표 행렬이 늘어섰다.

방역을 위해 발열 체크와 손 소독, 비닐장갑 착용 등이 의무화됐고, 1m 이상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느라 유권자가 특별히 몰리지 않았음에도 금세 대기 줄이 만들어졌다.

투표소에서의 신원확인 절차는 자동 신원확인기에 신분증을 넣어 대조한 사전투표와 달리 직접 신분증과 유권자의 얼굴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방역 절차로 인해 한 명이 투표소에 도착해 투표를 마치기까지 10분가량 소요됐다.

투표 인증방법도 비닐장갑을 착용한 손 위나 손목에 투표 도장을 찍어 사진을 촬영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허모(55) 씨 부부는 '제2투표소'라는 문구가 적힌 투표소 입구에서 '투표 인증샷'을 찍고선 "아침 일찍 나와서 투표를 하니 큰일을 마친 것 같아서 좋다"면서 "코로나19 때문에 투표 열기가 조금 사그라드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한 40대 남성은 "언론 보도를 통해 미리 알고는 있었지만, 정당 투표지가 너무나 길어서 많이 헷갈렸다"며 "이 부분은 향후 정치권 등에서 반드시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원시 광교2동 제5투표소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고자 바닥에 1m 간격으로 붙여놓은 테이프 표식이 눈길을 끌었다.

유권자들은 저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테이프 위에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선거사무원이 선거인 명부와 신분증을 대조할 때에만 마스크를 잠시 내렸다가 투표용지를 받아들고 기표소로 향했다.

기표소가 대부분 비어있었지만 이 같은 절차 때문에 이 투표소에서도 역시 대기 줄이 만들어졌다.

비닐장갑 지급에 대해서는 비판적 의견도 있었다.

한 30대 여성 유권자는 "최근 사회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분위기인데 모든 유권자에게 5분도 쓰지 않을 비닐장갑을 줘서 결국 버리게 하는 것은 과도한 조치"라며 "투표하고 나갈 때 보니 쓰레기통에 비닐장갑이 쌓여 산을 이뤘다. 낭비도 문제지만 환경 오염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군포시 금정초등학교 교직원 식당에 마련된 금정동 제2투표소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마스크를 쓴 채 대기 줄에 선 한 주부는 "코로나19가 아무리 위험해도 민주주의 최대 행사인 선거를 막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투표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서해안 섬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일찍부터 바다를 건너 투푯길에 나섰다.

화성시 우정읍 국화도 국화리 윤영한 이장과 주민 10여명은 투표를 위해 오전 9시 40분 출항하는 배에 올랐다.

이들은 충남 당진 장고항에서 내려 다시 차를 타고 우정읍 매향3리 마을회관 투표소까지 이동할 계획이다. 뱃길을 합쳐 120㎞에 달하는 투푯길이다.

윤 이장은 "아침 일찍 출발했지만 투표소에 도착하려면 오전 11시는 넘을 것 같다"며 "투표는 우리의 권리이자 의무이기 때문에 매번 이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6명이 거주하는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 측은 할머니들이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한 데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해 할머니들이 이번 선거에서는 투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번 선거 투표는 경기도 내 투표소 3천186곳에서 진행된다. 선거구는 59곳으로 전국 광역단체 가운데 가장 많다.

코로나19로 인한 도내 자가격리자는 1만7천여명으로 이 가운데 재외국민, 외국인, 미성년자 등을 제외한 유권자는 1만1천여명이다.

이 중 39%가량인 4천300여명이 투표의사를 밝혔으며 이들은 일반 유권자의 투표가 끝나는 오후 6시 이후 각 투표소 내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투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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