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른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쉼터를 전전하는 아이들. 이른바 '가정 밖 청소년'들인데요. 집단으로 모여 생활하는 경우가 많고 마스크마저 구하기가 힘들어서 코로나19 감염에도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20일) 한 비영리단체가 이 아이들을 만나 마스크를 전했는데, 여기에 하혜빈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기자]
종이 상자를 포장하는 손이 분주합니다.
100개씩 나눠 담긴 이 마스크는 가정불화 등으로 집을 나와 있는 청소년들의 몫입니다.
목적지는 전국에 있는 가정 밖 청소년 쉼터.
[박은영/월드비전 국내전략팀 차장 : 학교 생활을 안정적으로 할 수도 없을 만큼 경제적으로 조금 취약한 상황이기 때문에 마스크를 사서 쓰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아이들이 가족 대신 쉼터를 선택하게 된 사연은 각기 다릅니다.
[천모 군 : 아빠한테 많이 맞아서 그럴 때 매일 드는 생각이 '집에서 나오고 싶다.']
[김모 군 : 부모님이랑 있는 시간보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혼자 있기 싫어서 이쪽으로 왔어요.]
홀로 서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에서 스스로를 보호하는 건 생각조차 하기 어려웠습니다.
가격이 갑자기 오른 마스크를 사는 것 역시 부담이 됩니다.
[정모 군 : 딱히 걱정은 안 했어요, 코로나…돈이 없어서 제가, 마스크를 구입을 잘 못 했어요.]
일부 쉼터에선 지자체에서 지원을 받지만, 식비를 아껴 마스크를 사고 있는 곳도 많습니다.
[마재순/인천 남자중장기청소년쉼터 소장 : '내가 마스크가 필요하니까 나가서 마스크를 사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긴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오늘 이 단체는 전국 130여 곳에 있는 가정 밖 청소년들에게 마스크 2만여 장을 지급했습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