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 증상이 생겼는데 1339 콜센터에서도, 보건소에서도 말이 통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지금 청각장애인들이 겪는 현실입니다.
오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 달서구의 수어통역센터.
3월 첫 주에만 400건 가까이 수어상담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열이 나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하느냐, 잘못되는 것 아니냐 등 코로나19 문의가 많아졌습니다.
[장세일/청각장애인통역사 : 연초에 열이 있어서 대구의료원에 간 적 있는데 수어통역 지원 없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있었고. 또 밤에 아프면 연락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지자체의 수어통역센터에서는 증상을 잘 체크하라는 말 외에 구체적인 도움을 줄 수 없지만, 이 곳으로 전화가 몰리는 건 1339 콜센터에선 수어상담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카카오톡 서비스도 답변을 오래 기다려야 하거나, 형식적인 답변 뿐입니다.
[장세일/청각장애인통역사 : 농인 중에는 문자가 어려운 분이 많습니다. 문자를 보고 무슨 말인지 잘 이해를 못합니다. 수어통역 지원이 되는 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보건복지부 수어상담전화 129는 연결조차 어렵습니다.
[복지부 관계자 : 두 분이 (근무하는데) 한 분씩 해서 격일로 나눠서. 1인 1일 이렇게 근무하는 거죠.]
보건소에도 수어통역사가 없어 무작정 찾아갈 수도 없고, 지자체 통역센터의 출장 서비스도 요즘은 이용하기 힘듭니다.
[장세일/청각장애인통역사 : (선별진료소에) 지자체 통역사와 가길 원하지만, 대구시나 정부에서 통역사에게 방호복이나 마스크 지원도 없고.]
위급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소통할 창구가 없다는 게 청각장애인들에겐 또 하나의 두려움입니다.
[장세일/청각장애인통역사 : 청인들은 문제가 생기면 전화로 문의하고 답변하면 되지만, 농인 입장에선 문의도 못 하고 답변도 못 받아서 산 사람이 아니라 죽은 사람이 되는 느낌…]
(영상그래픽 : 김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