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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반발서 포용으로…아산·진천 '반전의 72시간'

입력 2020-02-03 21:30 수정 2020-02-03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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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한 교민들은 오늘(3일)로 고국에서 세 번째 날을 맞았습니다. 격리 장소가 정해지고 우여곡절이 많았지요. 교민들은 지역 주민들에게 "배려해줘서 고맙다"고 했습니다. 밀착카메라가 현장의 72시간을 기록했습니다.

서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터져나오는 고성과 욕설,

[야 XXX야]

빠져나가려는 사람은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

[어디 가! 어디 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양승조 충남도지사에겐
계란이 날아들고…

[양승조 물러가라!]

[최복수/행정안전부 재난안전협력실장 (지난 1월 29일) : 최종적으로 아산에 있는 시설하고 진천에 있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이 됐다는 말씀을…]

정부 발표 직후, 인구 500명이 채 안 되는 초사동 온 동네 트랙터가 한곳에 모였습니다.

[김재호/충남 아산시 초사2통 통장 : 시장님도 오늘 아침까지 몰랐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이게 대한민국 행정입니까?]

전날 거론됐던 곳은 천안이었는데, 진천과 아산으로 결정된 것입니다.

구체적인 이유까진 밝히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김강립/보건복지부 차관 : 이것을 점수까지 공개해가면서 이것을 밝히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그날 밤 김 차관이 충북에 왔습니다.

주민 설득은 시도조차 어려워 보입니다.

[(도심과 거리가) 12km는 아니잖아요, 차관님. 왜 거짓말을 하세요.]

아파트 밀집 지역인 데다 어린이들도 많은 이곳이 왜 선정됐는지, 주민들은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교민들이 오기 하루 전, 트랙터를 옮기려는 경찰과 주민 간의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한쪽으로 안전하게 옮겨놓는 거예요.) 아니지!]

설득 작업 끝에 트랙터는 치워지고, 그 사이로 각종 구호물품을 실은 트럭이 들어갑니다.

전날 밤샘농성을 한 주민들은 오늘은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경찰은 이제야 밥을 챙겨 먹고, 몇몇은 돌발 상황을 대비해 트랙터를 지킵니다.

[(운전하고 가시는 거예요? 여기 앉아 계시는 건 왜 그런 거예요?) 대기 중이에요.]

이곳 아산에만 전국 각지에서 1000명 넘는 경찰이 동원됐습니다.

한꺼번에 몰려든 취재진과 경찰들로 편의점 매대도 텅텅 비었습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 아까 낮에 트랙터가 막고 그래서 물건을 시켰는데 못 들어왔대요.]

수용시설은 밤에도 경비가 삼엄해 보입니다.

다만, 개방형 시설이다 보니 주민 산책로는 막혀 있지 않습니다.

생활관 입구엔 우한 재외국민을 환영한다는 입간판이 세워졌고, 고열 환자를 바로 걸러낼 수 있도록 열화상 카메라를 뒀습니다.

물병과 구호키트도 방마다 놓여있습니다.

이튿날, 교민들이 고국 땅을 밟았습니다.

오늘은 외신기자들도 이 소식을 전하고 위해 모였습니다.

환영한다는 피켓을 든 주민도 보입니다.

[최무경/충남 아산시 풍기동 : 증상자분들 오시는 게 아니잖아요, 힘내시라고. 저희 딸이랑 손 피켓 들고 왔어요.]

오후 1시쯤, 버스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우한 교민들을 태운 버스가 지금 막 도착했습니다.

저쪽에 보이는 수용시설로 들어가고 있는데요.

 앞으로 2주가 지난 뒤에야 저쪽으로 다시 나올 수 있습니다.

정문에선 드나드는 모든 사람과 차를 소독합니다.

교민들이 탔던 버스도 소독 작업이 이루어집니다.

개방돼 있던 산책로는 경비가 강화됐습니다.

주민들은 통제만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A씨/충남 아산시 초사동 : 격리시키잖아요. 한 14일이나 이상 없으면 자기네 집으로 보낸다니까 신경은 안 쓰는데…]

교민들은 주민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B씨/우한 교민 : 많이 배려를 해주시니까 저희가 많이 감사하죠.]

우여곡절 끝에 교민들은 이곳에서 2주 간의 격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14일 동안 교민들도 안전하고, 또 주민들도 안심할 수 있는 체계적인 방역과 감시가 이뤄지길 현장에서는 모두가 바라고 있습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 / 인턴기자 : 최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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