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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사고 펜션, 버젓이 '추천' 업소에…지자체 관리 '구멍'

입력 2020-01-29 21:47 수정 2020-01-2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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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토요일 동해의 펜션에서 가스폭발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이 펜션은 신고도 되지 않은 불법 펜션이었습니다. 그런데 동해시는 이 불법 업소를 추천 업소에까지 올려 홍보해 왔습니다. 밀착카메라는 동해시에서 무분별하게 운영되고 있는 미신고 펜션의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정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폴리스 라인이 쳐진 2층 창 위로 까맣게 그을음이 올라왔습니다.

6명의 목숨을 앗아간 동해 가스 폭발 참사 현장입니다.

사고가 난 건물은 이렇게 1층엔 횟집들이, 2층엔 펜션이 있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위층 펜션은 그동안 허가 없이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간판도 버젓이 있다 보니까 투숙객들 입장에선 허가 여부를 알긴 어려웠을 텐데요.

동해시도 사고가 나기 전까지는 불법 운영 사실을 몰랐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동해시가 운영하는 추천 숙박업소에 사고가 났던 펜션이 버젓이 올라와 있습니다.

10여 년 전부터 대놓고 펜션을 운영을 해왔는데 불법인지도 모르고 해당 업소를 시에서 추천까지 한 겁니다.

사고 건물 바로 주변으로는 민박집이나 펜션들이 여러 채 있는데요.

모두 숙박업으로 신고를 한 곳들인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숙박업 신고를 했는지 물어보자, 둘러대는 이유도 가지각색입니다.

[A 미신고 숙박업소 : 저희가 저기, 숙박업이 아니고요. 저희는 연수원으로 등록돼 있어요. (연수원이요?) 네네, 손님 안 받습니다, 일반 손님은…]

하지만 포털 사이트에서 찾아보니 바로 예약이 가능합니다.

손님을 받지 않는다고 발뺌하는 경우.

[B 미신고 숙박업소 : 그냥 가정집이에요. (그러면 지금 민박이 안 되나요?) 네네.]

민박집으로 신고했다고 말을 돌리는 곳도 있습니다.

[C 미신고 숙박업소 : (숙박업 신고가 된 곳인가요?) 네, 민박으로 됐어요. (저희가 동해시에서 받은 자료에는 00민박이라는 이름은 없던데…) 제가 지금 조개를 잡으러 가야 하기 때문에 일단은 끊을게요.]

심지어 이제부터 영업 안 하겠다며 당장 간판을 내리겠다는 곳도 있습니다.

[D 미신고 숙박업소 : 우리 지금 영업 안 합니다. 간판 뗄 거예요, 내일. (처음부터 숙박업으로 허가를 내신 것도 아니고요?) 낸 것도 아니에요. 여기는 다 허가 없이 할 거예요.]

동해시에 등록된 숙박업소는 호텔과 모텔 등 122개소와 농어촌민박 31개소.

하지만, 포털과 지도를 통해 검색된 결과는 293개소로 두 배에 달합니다.

여기에 에어비앤비 등 해외 공유사이트에만 올려둔 업소들도 있어 미신고 숙박업소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안일한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숙박과 민박 등을 관리하는 주체가 지나치게 세분화된 탓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옵니다.

지자체 입장도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동해시청 관계자 : 일원화되지 않고 다원화돼 있다 보니까 문제가 생겼는데…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보니까 저희가 세부적으로 손이 좀 닿지 않고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다.]

동해시는 뒤늦게 숙박업소 운영 전수조사에 나섰습니다.

겉보기엔 멀쩡한 숙박업소도 미신고 업소로 단속에 걸립니다.

[단속 공무원 : 신고도 안 하시고 지금 하시는 상태이기 때문에 아예 손님을 받으시면 안 돼요. 그냥 넘어가시려고 하시는데 영업하시면 안 돼요.]

미신고 업소들은 당국의 관리에서 벗어나 있으니 안전 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습니다.

이번 참사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비단 동해시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관리 체계의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 조성혜 / 인턴기자 : 최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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