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11년이 지났죠. 그래도 외화가 필요한 북한은 관광 재개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봐왔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갑자기 금강산을 찾아서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라' 이렇게 지시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진다'라고 했다는데 발언 강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김소현 기자입니다.
[기자]
[조선중앙TV :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해 싹 들어내도록 하고,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해야 한다고…]
북한 매체들이 전한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입니다.
해금강호텔 등 금강산에 있는 현대아산의 시설을 돌아본 뒤에 혹평을 늘어놓으면서 이같이 지시했단 겁니다.
10년 넘게 멀쩡히 썼던 건물을 이제와 민족성 없고 격리병동 같다며 깎아내린 데 이어 남한에 의존적으로 관광 사업을 하다보니 금강산이 10년이나 방치됐다고 비판했단 게 보도 내용입니다.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대아산과 벌여놓은 사업 방식을 노골적으로 비판한 건데 전에 볼 수 없던 일입니다.
또 김 위원장은 금강산을 남북관계의 상징처럼 만드는 바람에 남북관계와 함께 관광사업까지 얼어붙게 만든 건 잘못된 인식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지난해 남북정상이 합의를 해놓고도 진척이 없자 독자적 개발을 선언한 걸로 보이는 대목입니다.
다만 협력의 여지는 여전히 남겨 이번 지시가 남한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옵니다.
[조선중앙TV : 남녘 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 환영할 것이지만…]
(영상디자인 : 황선미 / 영상그래픽 :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