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런데 공공조직은행에서 배분되는 인체조직은 이렇게 포장이 파손되는 문제만 있던 것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분류가 제대로 안 돼서 좌우가 바뀐 무릎 연골 조직이 전해져서 수술이 미뤄지는가 하면, 심지어 곰팡이 균이 검출된 조직이 환자에게 그대로 이식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허술한 관리에 환자들만 의료사고에 노출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어서 하혜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월 15일 빛고을전남대병원.
무릎 연골판 이식수술을 위해 환자 마취까지 진행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담당 의사가 공공조직은행에서 받은 연골을 수술실에서 확인해보니 좌우가 바뀌어 있었습니다.
[선종근/수술 집도의 : 반대편이면 위아래가 바뀌어서 들어가는 건데요. 그게 이제 들어가면 이상적인 결과가 안 나오니까. 수술 진행할 수 없다고 (환자에게) 말씀을 드렸고요.]
결국 환자는 일주일이 지난 후 재수술을 받았습니다.
조직은행은 진료비의 25%, 138만원을 환자에게 물어줬습니다.
이덕형 조직은행장은 직원의 실수였다고 취재진에게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사고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곰팡이균이 검출된 조직이 환자에게 실제 이식된 사고도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조직은행으로부터 오염된 아킬레스건 두 개를 받은 A병원에서 지난해 6월과 8월, 환자 2명에게 이를 그대로 이식했습니다.
[공공조직은행 관계자 : 직원이 특정 항목에 있어서 '부적합'이었는데 발견을 못하고 첫 번째 사람이 그걸 '적합'이라고 썼어요. 그걸 보고 의료관리자도 '적합'이라고 쓴 거예요.]
앞서 미생물검사에서 곰팡이균이 검출됐는데, 분배 때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기행/부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 (해당 균의 경우) 폐렴과 같은 증상을 야기할 수도 있고, 전신상으로 퍼질 때는 드물지만 치명적이기는 한데, 그럴 때는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것이고…]
조직은행은 첫 수술이 진행된 지 3개월이 지나고 나서 해당 사실을 알리고, 앞으로 10년간 환자를 지켜보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곰팡이균이 몸 안에 들어왔다는 것을 알게 된 환자의 불안감은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식약처는 해당 조직은행에 대해 '업무정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