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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앤락' 김준일 전 회장, 베트남서 로비·차명거래 의혹

입력 2019-04-01 21:22 수정 2019-04-01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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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락앤락, 대부분 가정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주방용기지요. 락앤락을 세운 김준일 전 회장은 밀폐용기를 팔아 수천억 원을 번 자산가입니다. 국내 시장이 포화되자 베트남에 공장을 세워 해외 시장도 개척했습니다. 2년 전에는 이 회사를 수천억 원에 매각한 뒤, 그 돈으로 자신이 진출한 베트남에서 새 사업을 하겠다고 밝혀 주목받았습니다. 당시 언론을 통해 국내 기업인들이 따라야 할 모범 사례로도 불렸습니다. 그런데 JTBC 취재결과, 김 전 회장의 해외 시장 개척 이면에는 불법 로비와 차명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돈이면 된다'는 경영 방침을 내세우며 현지 공무원을 상대로 각종 로비와 접대를 지시하고,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베트남 땅을 사들인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박병현 기자입니다.

[기자]

2014년 10월, 락앤락 베트남법인 내부 문건입니다. 

'관세청 조사결과 보고'라는 품의서입니다.

기안을 올린 사람은 베트남법인에서 재무를 총괄했던 김용희 씨, 최종 승인자는 김준일 당시 락앤락 회장입니다.

당시 베트남 관세청에서 락앤락 베트남법인에게 25억 6000만원 상당의 세금을 매긴 상황.

'수출용'으로 신고해 무관세 혜택을 받은 제품을 현지 시장에 몰래 팔았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김씨는 4억 원대로 세금을 줄인 대신, 1억 4000만 원의 비용이 들었다고 품의를 올린 것입니다.

김씨는 해당 비용이 모두 현지 공무원을 상대로 한 접대와 로비 자금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용희/전 락앤락 동남아 재무총괄 : 기생 노릇하면서 접대하고 또 하면서, 제가 몇 건 하다 보면 정신적으로 거의 황폐화가…]

이듬해인 2015년 12월 또 다른 품의서입니다.
 
이번에는 베트남 지방 국세청이 1억6000만 원가량의 세금을 부과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낸 금액은 2600만 원, 대신 '업무추진비'로 2400여 만 원이 들었습니다.

이곳은 베트남 동나이성 빈화시입니다.

동나이성은 베트남 남부의 최대 산업단지로 꼽히는 곳이며 이곳에 입주한 다국적 기업만 1천 600여 곳에 달합니다.

제 옆에 보이는 곳이 동나이성 국세청입니다.

락앤락 동나이법인이 김준일 전 회장의 지시로 수백억원대 세금을 피하고자 각종 로비와 접대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곳입니다.

김씨에 따르면 락앤락 베트남법인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로비 자금으로 쓴 돈은 18억여 원.

2017년 8월, 김 전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락액락 지분을 중국계 사모펀드에 6200억 원을 받고 팔았습니다.

그러자 2018년, 락앤락 측은 김용희 씨를 재무총괄에서 물류팀으로 이동시켰습니다. 

김 씨가 접대비 등을 부당하게 썼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김씨는 모든 접대가 김 전 회장 지시로 이뤄졌다며 관련 자료를 제출한 상황입니다.

[김용희/전 락앤락 동남아 재무총괄 : 이분의 철학이 있습니다. 10% 룰, 20% 룰이 있습니다. '1000원? 야 나는 그거 못 줘. 내가 100원 줄 테니까 니들이 그걸 그놈한테 다 주든 아니면 그걸 다 납세를 하든 난 모르겠고…']

락앤락 베트남 법인에서도 내부 문건이라고 인정했습니다.

[락앤락 베트남법인 관계자 : (이거는 락앤락 내부 기안 아닌가요?) 품의서는 맞는 것 같아요.]

지난 3월, 노동위원회는 1심에 이어 재심에서도 김씨 인사발령이 부당하다며, 원래 위치로 복직시키라고 판정했습니다.

[김용희/전 락앤락 동남아 재무총괄 : 김준일 회장님의 스타일은 '개발·후진국가는 공무원은 다 돈이다' 그러니 법 따지지 말고 내 지시대로 해라. 무조건 이제 그러면서 위에서 '야 술 먹고 접대해서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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