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불법으로 촬영된 영상물로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은 저희가 여러차례 보도를 해드린 바 있습니다. 끊임없이 따라붙는 이 흔적들을 지우기 위해 피해자들이 찾는 사람이 바로 디지털 장의사로 불리는 이들인데요. 하지만 아무리 지우고 지워도 막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태형 기자입니다.
[기자]
소위 '몰카'라 불리는 불법촬영 영상을 지워준다는 한 디지털장의사 업체를 가봤습니다.
자신이 찍힌 영상을 지우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성별과 연령은 다양했습니다.
[김호진/디지털 장의사 S업체 대표 : 이게 발견되기 전의 그 사람의 모습과 발견된 후의 그 사람의 모습은 180도가 틀려져요. 이 사람은 직장도 당장 내일부터 나갈 수가 없고…]
의뢰를 받으면 고객이 찍힌 해당 영상을 일일이 찾아야 합니다.
한 성인사이트에 접속하자 '국산'이란 제목의 영상이 수십 개가 쏟아져 나옵니다.
영상을 찾으면 해당 사이트에 삭제 요청을 하거나, 방송통신위원회에 아예 사이트 차단요청을 합니다.
[이게 시간과 노력이 좀 많이 필요한 작업이거든요. 보통 최소한 3개월 이상은 하셔야죠.]
이에 대한 비용은 업체마다 다르지만 월 평균 200만 원 내외.
하지만 힘들게 영상을 지워도 메신저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시 유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호진/디지털 장의사 S업체 대표 : 저희가 이제 카톡이라든가 이런 폐쇄형 소셜미디어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그건 폐쇄형이기 때문에…]
누군가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피해자들은 대부분 죄인처럼 숨어 지냅니다.
[박용선/디지털 장의사 T업체 대표 : 심지어 어떤 분은 이사를 한 20번 정도 했대요. 그 영상 때문에 쳐다보는 것으로 생각을 한 거죠. 길을 걸어가면 애들도 자기를 알아보고…]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8개월간 디지털성범죄 지원센터를 찾은 피해자 수는 2379명, 피해 건수는 5687건에 달했습니다.
피해 유형별로는 유포 피해가 2267건으로 가장 많았고 불법 촬영이 1699건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한 번 유포되면 언제 어디서 또 나타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피해자들의 고통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오은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