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뉴스미션] 건물 금 가고 바닥 기울고…'전력구 공사' 갈등

입력 2019-03-06 21:08 수정 2019-03-06 21:1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전력구를 아시는지요? 고압선이 지나는 송전탑을 모두 싫어하기 때문에 그 대신 땅 속에 원형 터널을 파서 그리로 고압선이 지나게 만든 것입니다. 밀양 송전탑 사건 이후에 주민들과의 갈등을 줄인다는 차원에서 이렇게 전력구로 대체하는 곳이 많이 늘고 있지요. 그런데 또다른 갈등이 생겨났습니다. 이 전력구 공사장 주변에서 건물에 금이 가고 바닥이 기울어지는 등 크고 작은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이 보내주신 제보와 취재요청을 직접 확인하는 '뉴스미션' 오늘(6일)은 최규진 기자입니다.

[기자]

충남 당진의 한 공단입니다.

건물 입구에는 출입 금지선이 쳐졌고, 바닥은 푹 꺼졌습니다.

담벼락은 지지대 없이는 버티기 어려워 보입니다.

건물 내부로 들어가 봤습니다.

바닥이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왔고 수레는 조금만 힘을 줘도 저절로 굴러갑니다.

이 공단 20여 개 업체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올해 초부터입니다.

공장 사무실이 있는 건물 안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지진이 난 것 같이 벽에 온통 금이 가 있는데요.

곳곳에 금이 간 날짜를 표시해 뒀는데 대부분 1월 5일과 6일 사이에 발생했다고 합니다.

갑자기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건물 전체로 번졌다고 하는데요.

이리로 와보시죠, 이렇게 문이 뒤틀려가지고 여는 것조차 힘이 듭니다.

갑자기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피해 업체들은 전력구 공사를 원인으로 꼽습니다.

[고재훈/신의페트라 이사 : 현재 공장 바닥이 약 17㎝ 정도 가라앉아서 아주 위험한 상황입니다.]

업체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한전은 공사에 들어간지 1년 10개월 만에 잠시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공사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국전력 관계자 : 민원인이 주장한 침하가 매립지의 특성(자연침하)인지, 저희 전력구 공사로 인한 건지 명확하게 구분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전력구 공사로 생계에 위협을 받는 곳도 있습니다.

전북 군산의 한 상가 앞.

전력구 공사로 6m짜리 방진벽이 세워지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끊겼습니다. 

[백종하/전북 군산시 오식도동 상인 : 매출 자체가 반도 안 되는 상황이에요. 달걀로 바위 치기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냥 손을 놓고 있는 거예요.]

곳곳에서 갈등이 벌어지고 있지만 해당 지자체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합니다. 

[지자체 관계자 : 지하안전법은 2018년 1월 1일부로 시행이야. (전력구 공사를) 언제 시작 했느냐면 2017년 6월인가 했어. 이 법에는 전력구 공사가 해당이 안 돼요.]

한전은 도시 미관과 안전을 위해 전봇대나 송전탑을 세우는 대신 전력구가 꼭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공사 때문에 피해를 보는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해 보입니다.

(취재지원 : 김아름)
(영상디자인 : 신재훈)

※ 기사·영상제보
전화 : 02-751-6001
카톡 : jtbcjebo
메일 : jebo@jtbc.co.kr
포털사이트에서 'JTBC 제보' 검색 (https://bit.ly/1krluzF)

관련기사

회현역 에스컬레이터 붕괴사고…작동 중 발판 푹 꺼져 부산 공사장 인근 잇단 산사태…'4m 바위' 도로 덮쳐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