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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문 대통령 '노 딜 회담' 평가…"영변 폐기 논의 등 성과"

입력 2019-03-04 17:50 수정 2019-03-04 19:53

문 대통령, 9개월 만에 NSC 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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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9개월 만에 NSC 주재

[앵커]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은 누구도 쉽게 예상하기 어려웠던 '노 딜 회담'으로 끝이 났습니다. 왜 결렬됐는지, 향후 우리 정부의 역할을 무엇인지, 정밀 진단이 필요한 시점이죠.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4일) 청와대에서 NSC 회의를 열고 2차 북·미 정상회담 평가 또 대책 마련을 논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북 강경파 인사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번 회담에서 광범위한 비핵화 방안이 담긴 '빅딜 문서'를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신 반장 발제에서는 2차 북·미 정상회담 그 후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북·미 정상회담 이틀차던 지난달 28일 오후, 백악관 세라 샌더스 대변인이 돌연 "일정에 변화가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1시간 후에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는 말과 함께요. 조짐이 심상치가 않았습니다. 이상기류가 본격화된 것은 북·미 간 확대 정상회담이 시작되면서 부터인데요. 보통 확대회담은 양측이 참석자수를 맞추는 것이 관례입니다. 그런데 자리를 보면 미국은 5명, 북한은 4명입니다. 그리고 맨 오른쪽에 앉은 이 인사, 바로 북한으로부터 '흡혈귀'라는 맹 비난까지 받았던 미국의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입니다.

[최종혁/여당반장 (JTBC '정치부회의' / 지난달 26일) : 대북 초강경파인 볼턴의 배석 여부가 회담장의 분위기를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현재 수행원 명단에 볼턴, 포함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렇습니다. 2차 정상회담 국면에서는 별달리 목소리를 내지 않고, 그저 트럼프 대통령 뒤에서 침묵을 지키던 볼턴 보좌관이, 회담 직전까지도 명단에 없다가 떡 하니 자리를 한 것입니다. 이날 북·미 두 정상은 누구도 쉽게 예상치 못했던 회담 '결렬'을 선언한 뒤에 회담장을 떠났습니다.

이날 미국은 북한에게 어떤 제안을 했던 것일까요.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서 밝히기도 했지만, 미국에 돌아간 볼턴 보좌관 입을 통해서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고 있습니다. 주요 언론들과 릴레이 인터뷰를 가졌는데요. "이번 회담에서 광범위한 비핵화 요구사항과 그 반대급부를 제시한 '빅딜 문서'를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존 볼턴/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현지시간 지난 3일 / 화면출처 : 미 폭스뉴스) :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빅딜'을 계속 이야기 해왔습니다. 핵과 생화학 무기, 탄도미사일을 포기하는 결정을 하라는 것이죠. 그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 이에 대한 대가를 담은 하나는 한글, 하나는 영어로 된 두 개의 문서를 건넸습니다.]

미국이 제안한 '빅딜' 속 비핵화는 북한의 예상보다 훨씬 광범위했습니다. 영변 핵시설 폐기와 제재 완화를 염두에 두고 회담장에 들어온 김정은 위원장에게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전체를 포함한 일괄타결 입장을 명확히 한 셈이죠.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이 빅딜을 수용할 의사가 없었다"고도 말했습니다.

[존 볼턴/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현지시간 지난 3일 / 화면출처 : 미 CNN) : 트럼프 대통령은 그 '빅딜'을 원했습니다. 그걸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했고요. 하지만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을 위해 열어준 문을 통해 나오려 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봅시다.]

또 북한이 내민 영변 핵시설 폐기는 "매우 제한적인 양보였다"고 평가했는데요. 따라서 '나쁜 합의'보다는 합의 무산이 나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 실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존 볼턴/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현지시간 지난 3일 / 화면출처 : 미 CBS) : 저는 하노이 회담이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국익을 보호하고 진전시킨 만큼 성공했습니다. 그래서 대통령은 자신의 견해를 확고히 고수했습니다.]

볼턴 보좌관은 마지막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계속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미 대화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그때까지는 최대 압박과 제재가 계속될 것이라는 점도 재차 강조했습니다. 회담 후 여태까지 나온 양측 이야기 정리해보면, 결렬 이유 명확해 보이는데요. 각자 생각하는 '비핵화'에 대한 정의, 목표, 보상, 시기 그 모든 것에 대한 계산법이 180도 달랐던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사전에 이러한 기류를 포착하지 못한 채, 지나친 낙관론만 편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외교·안보라인이 비핵화 수준에 대한 미국 정부의 완강한 분위기를 제대로 읽지 못했고, 남북 경협 등 '열매'에 대한 기대감만 높였다는 것입니다. 청와대도 마찬가지입니다. "3자든 4자든 환영"이라며 사실상 종전선언을 기정사실화했지만, 결과는 결렬이었습니다. 추가 대화가 있을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당혹감을 숨기지는 못했습니다.

[김의겸/청와대 대변인 (지난달 28일) : 우리 정부는 미국과 북한이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해 나가면서 대화의 모멘텀(동력)을 유지해 나가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은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9달 만에 직접 청와대 NSC 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안건은 당연히 '2차 회담 평가와 대응방안' 논의였죠. 김의겸 대변인 앞서 "어떤 대화가 오갔고, 어디서 매듭이 꼬였는지 하노이 회담을 재구성해야 한다"며 "바둑으로 치면 '복기'를 해야할 단계"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결과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매우 중요한 몇가지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 주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 첫째, 영변 핵시설의 완전한 폐기가 논의되었습니다. 둘째, 부분적인 경제 제재의 해제가 논의되었습니다. 셋째, 북한 내 미국 연락사무소의 설치가 논의되었습니다. 또 하나 과거와 다른 특별한 양상은 합의의 불발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서로를 비난하지 않고 긴장을 높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북·미 대화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역할도 다시 중요해졌다"고 강조했습니다. "회담이 종국에는 타결될 것으로 믿지만 교착이 오래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양측의 입장차를 좁힐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회의가 조금 전 끝이 났는데요. 관련 속보 들어가서 좀 더 전해 드리겠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트럼프, 김정은에 '빅딜' 건넸지만 거절"…청와대 '결렬 원인' 정밀 진단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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