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여당] 트럼프 '비핵화'-김정은 '체제보장' 맞교환 시도

입력 2018-06-11 19:39 수정 2018-06-11 23:17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내일(12일) 북·미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첫 등장, 또 만나는 순간, 또 오찬 메뉴 등 일거수 일투족에 시선이 주목됩니다. 무엇보다 두 정상이 완전한 비핵화와 체제안정 사이 합의점에 도달해서 공동선언문에 서명하고, 마지막 냉전의 고리를 끊게 될지가 최대 관심입니다.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는 내일 북·미 정상회담 내용을 미리 예측해보겠습니다.

 

[기자]

저 뒤로 보이는 붉은색 건물이 내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카펠라 호텔입니다. 현지시각으로 오전 9시, 우리시각으로 오전 10시니까 이제 약 15시간 뒤면 세기의 만남이 이곳에서 이뤄지게 됩니다. 현재 호텔에서는 시간대별 시나리오에 맞춰 막바지 점검이 한창일 텐데요. 호텔 입구에는 이렇게 "경찰 검문, 명령에 따르시오"라는 경고문도 붙어 있는 등 보안이 철저합니다. 하늘에는 헬기가 바다에는 군함이 떠 다니면서 삼엄한 경비도 펼쳐지고 있습니다.

센토사 섬은 1970년대까지 영국 군사 기지였습니다. 영국군이 점령하던 요새에 놓인 대포에는 포구마다 꽃이 피어있는데요. 말레이어로 '평화와 고요'를 의미하는 센토사라는 이름처럼 이 섬에서 이뤄지는 회담이 평화를 가져다주길 바라는 기원이 담겼습니다. 센토사 지명의 또 다른 유래는 산스크리트어의 '만족'이라고 합니다. 이번 회담에서 북·미 두 나라 모두 '만족'할 만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이죠.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를 김정은 위원장은 '체제보장'을 놓고 맞교환을 시도합니다. 두 정상이 이익의 균형점을 찾으면 딜은 성사가 되겠는데요. 당장은 주요 쟁점에 대한 담판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비핵화와 체제보장의 기본 원칙을 확인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후속 회담에 합의하는 등 성공적인 회담의 모양새를 갖출 수도 있습니다.

두 정상의 만남을 하루 앞두고 폼페이오 장관은 오늘 아침 실무 협상팀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면서 "한반도의 CVID에 전념하고 있다"는 트윗을 올렸습니다. 미국이 줄곧 요구해 온 CVID 달성을 위해 북한을 재차 압박하는 것으로 풀이가 되는데요. 북한 또한 김정은의 싱가포르행 소식을 전하며 사실상 핵심 의제를 공개했습니다.

[조선중앙TV : 역사상 처음으로 진행되는 조·미(북·미) 수뇌회담에서는 달라진 시대적 요구에 맞게 새로운 조·미(북·미) 관계를 수립하고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문제, 조선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문제들을 비롯하여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한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이 교환될 것입니다.]

내일 회담은 트럼프, 김정은 두 정상의 독대로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동시통역사만 대동한 채 약 2시간에 걸쳐 단독회담을 가진 뒤 확대회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때 두 정상의 좌우 양날개는 누가 될까요.

우선 미국은 실무를 관장해 온 폼페이오 장관이 유력합니다. 그리고 북한을 두 차례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과도 익숙하죠. 또 비핵화 방식으로 '리비아 모델'을 언급해 북한의 반발을 샀던 볼턴 NSC 보좌관의 참석도 유력합니다. 아마도 '압박 카드'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핵심의제를 조율하고 있는 성 김 주필리핀 대사의 참석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북한도 미국 못지 않은 라인업이 예상되는데요. 폼페이오 카운터 파트이자 트럼프에게 김정은 친서를 직접 전달했던 김영철 부위원장의 참석은 기정사실화입니다. 비서실장 역할을 하는 여동생 김여정의 배석 가능성도 높아보이는데요. 또 북한의 외교 전반을 총괄하는 이수용 부위원장과 대미외교에 해박한 이용호 외무상도 거론이 됩니다. 이밖에도 양국의 핵심 관계자들이 수행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만큼 회담 성격에 따라 최종 배석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5월 남북정상회담은 만남부터 만찬 그리고 환송행사까지 12시간 동안에 걸쳐서 이뤄졌는데요. 북·미 정상의 첫 만남은 얼마나 이어질까요. "회담이 당일 끝날 것으로 보인다"라는 관측과 함께 "김정은 위원장이 오후 2시 싱가포르를 떠날 예정이다"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즉 회담 시작 5시간 이내 모든 게 끝날 거라는 의미인데요. 그렇다면 트럼프가 제시한 골든 타임은 얼마일까요.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9일) : 저는 처음 1분 안에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감정, 제 느낌으로 알아내는 겁니다. 그들이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지는 아마도 첫 만남에 알 수 있습니다. 알다시피 누군가를 좋아할지는 처음 5초 안에 알 수 있습니다.] 

1시간도 아닌 1분이면 북한의 진정성을 알아챌 수 있다고 했고 김 위원장에 대한 호감도 5초면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사업가 출신으로 다양한 협상 경험을 가진 트럼프다운 모습인데요.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도 만만치는 않을 것입니다. 은둔을 깨고 나온 첫 국제 무대인 만큼 화려한 데뷔전을 치르기 위해 만반의 준비가 됐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단번에 반전시켰던 이 한마디 기억하실 겁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4월 27일) : 오늘 저녁에 만찬 음식 가지고 많이 이야기하는데 어렵사리 평양에서부터 평양냉면을 가져왔습니다. 대통령께서 좀 편한 마음으로 평양냉면, 멀리 온, 멀다고 말하면 안 되겠구나. 좀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이 내일 트럼프 앞에서도 고도의 전략적인 행동을 보여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에 두 사람이 첫 만남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관심이 높은데요. 먼저 트럼프 대통령, 과연 어떤 악수 외교를 선보일까요.

트럼프는 아베 일본 총리의 손을 20초 동안 잡고 놓지 않는다거나 메르켈 독일 총리와는 메르켈이 내민 손을 외면한 적도 있었습니다. 특히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는 30초 가까이 힘겨루기를 하기도 했고요. 싱가포르에 오기 직전 G7 정상회의 때도 트럼프의 손등에 손가락 자국이 넘을 정도로 두 사람은 '악수싸움'을 이어가기도 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만남에서 평범한 악수 스타일을 보여줬는데요. 트럼프의 악수 외교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회담 초반 분위기가 좌우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문재인 대통령과의 두 번째 만남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과감한 스킨십을 선보일지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트럼프 '비핵화'…김정은 '체제보장'…맞교환 시도 >입니다.

관련기사

"사진촬영용 되지 않을 것"…북미 '비핵화 합의' 진전은? 북미회담 D-1, 비핵화 담판, 초장에 판가름난다…'CVID 명문화' 관건 조셉윤·빅터차 "비핵화 의제에만 집중해야"…'원샷합의' 선긋기 비핵화-체제보장 '걸림돌' 치운 듯…첫 단추는 'ICBM 제거' 트럼프, '종전' 이어 '관계정상화' 운뗐다…북 체제보장 '당근책'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