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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비핵화-체제보장 순서·시간차 쟁점…절충 여지 있어"

입력 2018-05-27 21:13 수정 2018-05-27 22:50

북·미 '싱가포르행' 남은 변수는?…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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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싱가포르행' 남은 변수는?…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 인터뷰의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김필규

[앵커]

오늘(27일) 스튜디오에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을 모셨습니다. 어제 갑자기 진행된 남북 정상회담과 다음달 12일 다시 성사 가능성이 커진 북미 정상회담까지 여러가지 변수들…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  반갑습니다.]

[앵커]

먼저 이 부분부터 질문을 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중요한 부분이 아닐 수도 있는데 누가 먼저 회담을 하자고 이야기했느냐. 이 부분이 또 회담의 성격을 결정하는 거기 때문에 나름대로 또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 측에 먼저 제안을 했다는건데 그 배경을 어떻게 해석을 해 볼 수가 있을까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  지금 북한이 하는 여러 가지 태도를 보면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는 상당히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핵무기를 포기하고 비핵화를 한다는 것은 사실은 그동안에 자신이 살아왔던 생존방식을 바꾸는 거거든요.

그동안에는 미국의 군사적 위협을 강조하면서 그래서 체제안전 보장으로 핵무기를 만들고 핵무기를 만들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기 때문에 빈곤한 북한으로 살 수밖에 없었다. 핵무기를 가진 빈곤한 북한이 북한의 기본적인 생존의 모델이었어요.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에 그게 아니고 핵을 포기하는 대신에, 비핵화하는 대신에 체제안전 보장을 미국으로부터 받고 그다음에 그거에 기초해서 경제적인 강국을 만들겠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그야말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국가를 만들겠다는 건데 그럼 수십년간 이어져왔던 생존 방식을 바꾸는 건데 본인이 아무리 유일 권력자고 국민들이 따라온다고 해도 이건 살 떨리는 일이죠.

그러다 보니까 계속 하나하나를 갖다가 지금 점검하고 타진하면서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런 차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서한이 나오니까 이걸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께 지혜를 구하고 또 중재를 구하기 위해서 만나자고 한 것 같습니다.]

[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 말씀하신 그 부분, 김정은 위원장이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 비핵화를 대신했을 때 체제 보장을 약속받을 수 있겠느냐, 부분이라고 오늘 이야기를 또 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한 확약,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 그동안 나왔던 문제가 됐던 김계관 제1부상의 이야기라든지, 담화라든지 최선희 부상의 어떤 북한 이야기들 어떤 그런 이야기들이 나왔다고 해석해 볼 수 있을까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미국 입장에서는 당연히 북한이 비핵화를 하면 체제안전 보장을 해 주겠다고 얘기를 하죠. 그렇지만 문제는 말로 되는 건 아니라는 거죠, 북한이 볼 때는. 북한 입장에서는 구체적으로 체제안전 보장이라는 건 미국과의 수교라든가 또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거라든가 현재 가해지고 있는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문제 이런 것들 아니겠어요. 그런 것들을 어느 시점에서 어떻게 비핵화 과정에서 바꿀 수 있는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불안감이 있었기 때문에 그 정도를 보다 좀 확실히 하고 싶어했던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어쨌든 이렇게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이야기가 남과 북 간에 12일에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를 한다 이야기를 했고요. 마침 또 트럼프 대통령이 12일에 싱가포르에서 열릴 것이다라는 그런 분위기를 오늘 이야기를 했고요. 이렇게 됐는데 북한의 태도 변화는 지금 설명해 주신 대로 그렇게 이해를 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갑자기 또 태도가 바뀐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바뀔 수 있나. 그 배경에 관심이 보이는데 어떻게 바뀔 수 있었을까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바뀐 걸 갖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게임을 하고들 있다고 얘기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정확하게 물론 결과론적으로 보니까 일이 잘 풀려서 게임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게임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건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의 정통한 그런 외교적인 그런 문법이나 그런 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북한과의 협상 보고를 받으면서 그렇지 않아도 본인이 원하는 먼저 우선적인 핵폐기를 하고 그다음에 보상을 해 주는 이 방식이 안 통하는데 거기에다가 자신의 참모나 또는 부통령에 대해서 북한의 고위 관리들이 비난을 하니까 화가 났죠. 물론 북한은 사실은 그동안의 북한이 미국에 대해서 비난하거나 이런 걸 보면 최선희의 대미 비난 발언은 굉장히 절제된 것이었어요. 그렇지만 트럼프는 그런 거 이해 못합니다. ]

[앵커]

그동안 내놨던 북한의 어떤 반응들 말보다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 훨씬 절제됐지만 트럼프는 외교 간의 정통적인 문법을 갖고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굉장히 기분이 나빴기 때문에 그 동안에 불편했던 협상에서의 자신의 뜻대로 잘 안 되는 것과 겹치면서 결국은 그런 래터를 보내지 않았는가. 그렇지만 그 편지를 보낼 때 북한이 나올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면서 보냈다는 걸 볼 때는 역시 상당한 정도는 또 협상, 협상의 달인으로서 정말 나름대로 그런 협상이라는 차원, 게임이라는 차원에서 이걸 본 차원이 있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듭니다.]

[앵커]

나름대로 협상의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러한 해석. 그런데 이제 지금 또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이야기했습니다. 지금 가까운 곳에서 실무진들이 협상을 하고 있다, 진행하고 있다,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거기에서 나오는 이야기들. 어떻게 또 이야기가 접점을 찾느냐에 따라서 실제로 북미 정상회담이 이루어질지 안 이루어질지 결정되지 않겠습니까? 혹시 그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우리가 흔히 딜브레이커라고 이야기 하잖아요. 어떤 협상 자체를 깨버리는 작은 쟁점들. 혹시 있다면 우려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내용이 될까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들 말씀하시는 것처럼 북한과 미국 사이에 북한은 체제안전을 받아야만 비핵화에 응할 수 있는 거기 때문에. 순서, 시간차 이런 거겠죠.

흔히 이제 북한이 CVID,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서 뭔가 거부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얘기를 하는 분도 있는데 제가 볼 때는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북한이 원하는 것은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거부 심리가 아니라 완전한 비핵화에 상응하는 완전한 체제 안전 보장을 어떻게 해 줄 건지 이걸 가지고 얘기하다 보면 결국은 이제 서로 간에 순서 다시 말하면 동시에 해 달라는 북한과 먼저 일단은 네가 비핵화를 해야 하지 않냐, 어느 정도는. 미국 사이에 절충이 없으면 어려워지는데 제가 볼 때에는 기계적으로 보면 절충이 어려운 것 같지만 조금만 창의적으로 생각하면 절충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이 문제를 가지고 양쪽이 다시 틀어져서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는 일은 아마 없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앵커]

완전한 비핵화, CVID 부분 언급하셨는데 사실 그 얘기가 오늘 문재인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외신 질문으로도 나왔습니다. 그 내용 구체적으로 논의가 된 게 있느냐했는데 그 내용에 대해서는 그건 북미 간에 나눌 이야기이기 때문에 답변을 어느 정도 피했고요.

이번 남북 정상회담, 어제 만났을 때 그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이 나왔을 거라고 생각을 하십니까? 또 그리고 이제 북미가 정말 그 문제를 가지고 논의를 한다고 하면 어떤 내용 가지고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게 될까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 일단은 얘기는 많이 나왔을 거라고 봅니다. 물론 문 대통령이나 김정은 위원장이나 자유롭게 얘기를 했겠죠. 그런데 북미 간에 지금 논의가 된다면 지금 트럼프 방식이라는 표현으로 이게 정리되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트럼프 방식의 핵심이라는 것은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리비아 방식, 즉 선핵포기와 후에 체제안전 보장을 해 주는 이 방식을 주장을 했더니 그거 아니다라고 백악관에서 그걸 부정하면서 트럼프 방식이 나왔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트럼프 대통령도 일방적으로 북한한테 먼저 비핵화를 요구하는 이런 방식은 어렵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계관 제1부상이 보낸 담화에서 김계관 부상이 어떤 얘기를 했냐 하면 트럼프 방식이라는 것에 대해서 그런 걸 갖다가 미국에 얘기하고 그래서 우리는 그것이 쌍방, 즉 미국과 북한의 우려를 해소하고 그다음에 북한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쪽으로 뭔가 나올 거라고 내심 은근히 기대했다, 이렇게 나왔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아마 북미 간에 앞으로 북미 정상 간에 타결이 이루어지면 그건 무조건 트럼프 방식, 트럼프 모델이라 부를 텐데 거기서 핵심적으로 나온 건 결국은 어떻게 배열을 할 것인가. 즉 시간이나 누가 먼저냐 이런 건데 제가 볼 때는 북한과 미국이 서로 원하는 것들을 갖다가 우선적으로 핵심적인 걸 먼저 우선적으로 같이 동시에 한다면 어쩌면 트럼프 방식 안에서 우리가 생각했던 리비아 모델과도 다르고 그랬다고 모든 걸 동시에 하는 것까지 다른 어떤 제3의 모델, 그 방식이 나오지 않을까 그렇게 지금 기대해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원래 드리려고 했던 질문은 아니었었는데 앞서 리포트도 나왔으니까 짧게 한번 좀 여쭤보겠습니다. 이제 국내 정치권 일각에서는 일부 야당에서는 어제 남북정상회담이 충동적이고 종속이었다, 이런 비판도 나왔는데 이 시점에 남북 정상회담이 있었고 정상이 만났습니다. 어떻게 평가를 하시나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 제가 정부에 있을 때도 그랬고요. 남북 간에 가장 좋은 건 정상이 자주 만나는 것이고.]

[앵커]

일단은 자주 만나는 거고.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 허심탄회하게. 그리고 격식에,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여나 야나 서로 거기에 의견차이가 없었어요. 그리고 이번에 판문점 선언에서도 그랬고 얘기한 게 뭐냐 하면 결국 우리가 형식 갖춰서 이렇게 만나는 게 아니라 그럴 때도 있지만 필요하면 자주 그다음에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어떤 형태로든 간에 만나서 얘기하는 게 가장 좋다. 형태는 형식은 어떻든 관계 없다, 그랬거든요.

그렇게 본다면 이번에 판문점에서 있었던 2차 남북 정상회담은 정말 거기에 딱 맞는 것이죠. 그걸 가지고 문제 삼는다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려운 겁니다. ]

[앵커]

알겠습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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