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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3·4번 갱도 폭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

입력 2018-05-25 19:13 수정 2018-05-25 22:46

첫발 뗀 비핵화…북한, 어제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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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발 뗀 비핵화…북한, 어제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폐기

[앵커]

북한은 그동안 예고했던 대로 어제(24일) 한국과 미국 등 5개국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했습니다. 갱도와 막사, 관측소 등을 일제히 폭파했죠.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행동이라는 반응부터 아직은 더 검증이 필요하다는 신중론까지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는 북한에서 들어 온 생생한 영상과 함께,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소식을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북한은 2006년 10월 첫 핵실험 이후 지난해 9월까지 모두 6차례의 핵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모두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이뤄졌죠. 풍계리에는 갱도 4개가 있습니다. 1차 핵실험 뒤 폐쇄된 1번 갱도를 제외한 2번, 3번, 4번 갱도가  이번 폐기 대상이었습니다.

북쪽 2번 갱도는 현재 사용불가 상태지만 2차에서 6차 핵실험이 진행된 곳으로 북한 핵 개발의 상징입니다. 어제 오전 11시. 관측소와 함께 가장 먼저 폭파가 진행됐습니다.

[박용건/북한 핵무기연구소 대좌 (어제) : 다섯 차례의 지하 핵실험이 성과적으로 진행된 이 갱이 오늘 오전 폭파로 인해서 완전히 붕괴됐습니다.]

북측은 폭파를 위해 갱도 곳곳에 폭약을 설치한 다음 이렇게 전선으로 연결시켜 놨습니다. 영국 <스카이뉴스> 톰 체셔 기자는 이를 '연극적'이다 라고 묘사했습니다. 폭약들이 터지면서 갱도 내부를 붕락 즉, 주저 앉히고 입구를 허물어 버리는 방식을 취했는데요. 사실 방사능 유출 등 안전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북측의 설명 들어보시죠.

[박용건/북한 핵무기연구소 대좌 (어제) : 기자 여러분이 돌아본 것과 같이 그런 위험은 우려가 전혀 없습니다. 이거 생태도 보십시오. 얼마나 지금 뭐 녹색이 우거지고 이거. 전혀 생태, 주위 생태 환경에는 영향 준 거 없습니다.]
 
오전에 2번 갱도 폭파가 진행된 이후에 기자단은 북측 관계자들과 함께 실험장 내 군용 막사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참고로 메뉴는 샌드위치와 사과, 평양배가 나왔다고 하고요. 밥을 먹던 중 한 기자가 처마에 있던 제비집과 제비를 보고는 "제비가 방사능에 민감하다던데…"라고 묻자 북측 관계자는 "그만큼 방사능이 없다는 얘기다! 개미도 방사능에 민감한데 엄청 많다"라고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취재단은 곧 폭파될 3, 4번 갱도를 둘러보기 위해 이동을 했는데요. 3번 갱도 앞에 흐르던 개울물을 본 북한 조선중앙TV 기자가 남측 기자에게 "방사능 오염이 없다. 한번 마셔 보라"고 권유를 했다고 합니다. "파는 신덕 샘물은 PH 7.4 인데 이 물은 PH 7.15로 마시기가 더 좋다"라고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 줬다고 합니다.

풍계리 실험장. 원산에서 400여km나 떨어진 데다 산 중턱인 해발 1300m에 위치해 있습니다. 당연히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일 겁니다. 어제 날씨도 엄청 좋았는데요. 무거운 카메라 장비를 들고 먼 길을 걷다보니 갈증도 심했을 법 한데요. 다만 핵 실험장 인근 계곡물을 선뜻 마실 수 있었을지는 의문입니다.

아무튼 오후에 폭파가 예정된 3, 4번 갱도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언급했던 곳입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기존 시설보다 더 큰 2개의 갱도가 더 있고, 아주 건재하다"라고 했던 바로 그 두 곳입니다.

[강경호/북한 핵무기연구소 부소장 (어제) : 숫자 3으로 표기한 남쪽 갱도는 두 개의 가지 갱도로 되어있는데 위력한 핵실험들을 즉시 단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던 갱도들입니다. 숫자 4로 표기한 서쪽 갱도는 위력이 매우 큰 핵실험을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특별히 준비해놨던 갱도입니다.]

즉 북측 주장에 따르면 3번 갱도는 곧바로 핵실험이 가능하다는 곳입니다. 또 4번 갱도는 '위력이 매우 큰' 핵실험을 위해서 '특별히' 준비한 곳이라고 설명을 했는데요.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사실상 수소폭탄을 실험하기 위해 개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3, 4번 갱도는 사용 가능한 상태였다는 점에서 이 곳의 폐기 여부를 두고 국제 사회가 주목을 했었죠. 오후 2시 17분, 4시 2분 각각 4번, 3번 갱도 순으로 앞서 2번 갱도와 같은 방식으로 폭파가 이뤄졌습니다.

[박용건/북한 핵무기연구소 대좌 (어제) : 갱이 폭파할 때 입구도 폭파되고 다시 한번 불출하면서 안에서부터 분출이 확 나왔죠. 그러니까 속에서부터 폭발이 있었다는 말입니다. 입구만 폭파해서는 그런 현상 안 나타납니다.]
 
그러니까 한 번도 사용하지 않거나 더 큰 실험을 하기 위해서 만든 3, 4번 갱도까지 폭파해 폐기한 것은 북한이 완전한 핵폐기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는 외부 전문가들이 없었고 갱도를 다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만든 것인지도 현재로서는 검증할 수 없기 때문에 완전한 핵폐기를 확인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정치권 반응도 엇갈렸는데요. 민주당은 "한반도 평화 정착에 기여할 실효적인 조처"라며 "한반도 평화를 입증하는 역사적인 기록"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사기쇼일 가능성이 있다"며 "완전한 북핵 폐기를 위한 압박을 이어나가야 한다"라고 했고요. 또 바른미래당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주요한 첫걸음"이라면서도 "'핵 폐기' 자체는 아니다"며 선을 긋는 모습이었습니다.

오늘 발제 정리해보겠습니다. < 첫발 뗀 비핵화…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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