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산 처럼 높은 곳에 설치돼서 항구로 들어오는 배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조명탑을 '도등'이라고 합니다. 국내 최대 항구인 부산항에도 이게 설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 '도등' 앞쪽에 높은 건물이 들어서게 돼 선박 안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구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초록빛 조명이 산 아래 부산항 대교쪽을 비춥니다.
이 철탑은 도등이라 불리는데 24시간 LED등이 불을 밝히며 입항 선박의 항로유지를 돕는 해양교통시설입니다.
다리 밑을 통과하는 대형 컨테이너선과 크루즈선에는 생명등인 셈입니다.
그런데 올 초 북항 재개발지에 200m 높이의 주상복합건물 허가가 났습니다.
건물이 완공되면 바다쪽에서 이 등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산시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해수부는 도등 불빛을 가릴 게 분명한데도 건축허가를 내준 부산시에 책임을 미루고 있습니다.
반면 부산시는 이미 2008년 200m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도시계획을 세웠는데 뒤늦게 도등을 설치한 해수부 책임이라는 입장입니다.
도등을 더 높은 곳으로 옮기는 방안은 입항 선박과 일직선이 되지 않아 어렵고 건물 높이를 낮추는 방안도 건축주 반대가 완강합니다.
[하현철/협성건업 상무 : 적법하게 허가를 받은 사항입니다. 저희 건물을 낮추는 방법으로만 자꾸 주장한다면 동의할 수 없고요.]
시민단체들은 부산항의 대외 신인도까지 추락하게 생겼다며 조만간 부산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일 예정입니다.
(영상디자인 : 조승우·황선미, 영상취재 : 김영철·강태우, 영상편집 : 이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