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5월에 김포공항경찰대 소속 박모 일경이 전입 3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당시 유족들은 부대 내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이를 부인해왔습니다. 그런데 오늘(25일) 유족 측이 공개한 박 일경의 부검감정서에는 신체 곳곳에 선명한 멍자국이 있었습니다.
김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김포공항경찰대 소속 박모 일경이 화장실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된 건 지난 5월 13일입니다.
곧바로 병원에 옮겼지만 같은달 25일, 박 일경은 결국 숨졌습니다.
어학특기자로 해당 부대에 전입한 지 3개월 만이었습니다.
유족은 박 일경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배경에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 측은 "자체 조사 결과 구타나 가혹행위는 발견된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오늘 유족 측이 공개한 박 일경 부검 감정서입니다.
박 일경 허벅지에 11cm 길이의 선명한 자국이 있습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 멍이 길고 얇은 막대기 모양으로 나있었던 것으로 볼 때 둔기를 사용한 구타가 있었을 것으로 강하게 추정됩니다.]
부검감정서에는 신체에 손상이 가해진 시점이 사망 이전이라고 명시했습니다.
[김대희/인천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사망 시점 이전에 둔기에 의해서 물리력이 작용을 했고 그 결과 근육층과 피하지방층에 둔상에 의한 손상이 이미 나 있었던 거죠. 그런 것들이 부검감정서에 분명히 명기돼 있었음에도…]
유족 측은 경찰이 사건을 의도적으로 축소, 은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은 멍자국이 있었던 건 인정하지만, 생성 시점은 단정하기 어렵다며 구타가 없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