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진룡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 작성에 김기춘 전 실장의 윗선, 그러니까 대통령의 개입 정황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본인이 박 대통령을 만나 "이렇게 하시면 큰일난다"며 블랙리스트 실행에 대해 경고했는데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은 묵묵부답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즉 박 대통령이 최소한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알았고, 이를 사실상 묵인했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신혜원 기자입니다.
[기자]
유진룡 전 장관은 박 대통령이 블랙리스트에 개입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답하기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그러면서도 과거 박 대통령과의 면담 내용을 거론하면서 대통령이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알고 있었음을 내비쳤습니다.
[유진룡/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박 대통령을) 2014년 7월 9일인가로 기억하는데, 그날 다시 뵙고 '이렇게 하면 정말 큰일 납니다. 그렇게 하시지 말아야 합니다'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었고, 거기에 대해 묵묵부답이셨습니다.]
2014년 7월은 세월호 참사 후 블랙리스트 명단 작성이 본격화된 시점입니다.
유 전 장관은 지금 문제가 된 블랙리스트 작성 이전에도 박근혜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행위가 계속 이뤄졌다고 주장했습니다.
2014년 1월에도 박 대통령을 만나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보고했다는 겁니다.
특검은 블랙리스트 몸통으로 지목된 김기춘 전 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을 상대로 조사를 계속하면서, 이를 토대로 '최종 지시자'로 지목된 박 대통령의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