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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어르신 전용 콜라텍' 안전관리 무방비

입력 2016-10-1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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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90년대에 청소년들이 콜라를 마시며 춤추던 '콜라텍'이 이젠 어르신들 여가 공간이 됐습니다. 서울에만 100곳이 넘고 하루에도 수백 명씩 찾고 있는데요. 그런데 안전설비와 관련해서 소방서 관리감독을 받는 곳은 몇 군데 없습니다.

밀착카메라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이곳은 서울 종로입니다. 제 뒤로 보이는 건물 9층에는 노인 전용 콜라텍이 있습니다. 하루에도 수백 명의 노인분들이 찾을 정도로 굉장히 인기라고 하는데요.

건물 안쪽에 들어가보면, 콜라텍 전용 엘리베이터도 마련돼 있는데요. 저희도 한번 올라가서 살펴보겠습니다.

쉼없이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는 매번 손님들로 가득찹니다.

[콜라텍 이용객 : (일주일에 몇 번 정도 오시나요?) 일주일에 한 다섯 번.]

9층으로 올라왔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입장료 1000원만 내면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하는데요.

어르신을 따라 좀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안쪽에는 물품을 맡길 수 있는 물품 보관소도 마련돼 있고, 또 다른 한 쪽에는 춤을 출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있습니다.

홀 안에서는 한껏 멋을 노인들이 짝을 지어 흥겹게 춤을 춥니다. '부킹', 이른바 즉석 만남을 담당하는 종업원도 있습니다.

[콜라텍 이용객 : 음악 좋고, 지인들 사람 좋고, 한 잔을 먹어도 먹는 재미가 있으니깐…]

이 콜라텍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700~800명. 주말에는 그 두 배인 1400명 가까이가 찾는다고 합니다.

종로의 또다른 콜라텍입니다. 콜라텍 내부에서는 술을 팔 수 없기 때문에 술을 팔기 위해서는 보시는 것처럼 별도의 식당을 만들어야 되는데요.

이처럼 층을 아예 분리하거나 별도의 출입문을 만들어야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다중이용업소 가운데 콜라텍은 술을 팔 수 없는 곳으로 법에 명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콜라텍이 바로 옆식당과 사실상 함께 운영하는 편법을 동원해 술을 팔고 있습니다.

또 다중이용업소로 등록된 콜라텍은 소방안전시설 설치 대상이 됩니다.

하지만 서울시내 100개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콜라텍 가운데 소방본부에 등록된 콜라텍은 34개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그냥 자유업종으로만 등록을 하고 영업해 소방서의 관리감독을 피하고 있는 겁니다.

[이관우 대표/콜라텍 업체 : 불법으로 하는 업소가 90%입니다. (자유업종 내) 식당으로만 허가를 내 가지고 여러가지 불법으로 해요.]

이런 콜라텍의 경우, 안전관리는 무방비 상태일 수밖에 없습니다.

콜라텍 안에 있는 비상구를 찾아보겠습니다. 제 뒤로 보시면 이렇게 비상구 표시가 돼 있는데요.

문은 열려 있어서 쉽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들어와보니까 굉장히 어두운데요, 저희 카메라 조명을 끄면 앞을 알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어두운 상황입니다.

화재 시 연기까지 감안하면 대피가 힘든 수준입니다.

또 다른 콜라텍의 비상구 앞에는 여러 개의 의자가 놓여 있고 문은 잠겨 있습니다.

비상구를 막고 그 앞에서 바둑을 두는 어르신도 있습니다.

또 콜라텍 군데군데 소화기는 비치돼 있지만, 일부는 고장나 있고, 일부는 어두운 곳에 있어 어디 있는지 알아보기도 쉽지 않습니다.

[콜라텍 이용객 : 소화기는 있는데 안 보이지. 소화기가 여기 있다고 소화기 위에 써 붙이면 좋지.]

하지만 이를 단속한 권한이 지자체에도 없습니다.

[해당 구청 관계자 : 콜라텍을 관리하는 부서는 아예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우리나라 노인인구 비율은 13%로 고령사회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노인들이 즐겨찾고 있는 콜라텍이 안전한 여가생활이 될 수 있도록 보다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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