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우조선해양의 회계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홍보대행사 대표 박수환 씨와 얽힌 정관계, 언론계 로비 의혹을 푸는 데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그 첫번째 대상은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입니다. 검찰은 민 씨가 산업은행장에 취임한 직후에, 박 씨의 회사에 석연찮게 일감을 몰아준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박병현 기자입니다.
[기자]
박수환 씨의 홍보회사 뉴스컴이 산업은행과 맺은 계약 내역입니다.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의 취임 직후인 2008년 7월부터 1년여 기간에 집중돼 있습니다.
6번에 걸쳐 모두 1억 4000만 원대 컨설팅 계약을 맺었습니다.
특히 6번 중 4번은 '미디어 트레이닝'이란 명목인데, 여기에만 약 1억 원을 썼습니다.
이 회사에 근무했던 한 직원은 "미디어 트레이닝은 기자들의 곤란한 질문에 정형화된 답변을 정해주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언론 상대하는 법을 배우는 대가로 1억 원을 쓴 겁니다.
지난해와 올해 산업은행이 공개한 수의계약이나 공개입찰 내역을 살펴보면 비슷한 성격의 계약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민 전 행장이 박 씨와의 친분을 이유로 일감을 몰아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검찰은 산업은행 관계자를 참고인으로 불러 박 씨 회사와의 계약 성격과 배경 등을 확인했습니다.
한편 검찰은 '호화 전세기' 논란과 관련해 언론인을 초청한 배경과 대가성 여부, 총 경비와 상세 지출 내용을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를 상대로 조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