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4조 원대 지원이 발표된 뒤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신용평가회사들에게 대우조선의 신용등급을 낮추지 말아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회계사기 의혹까지 불거지던 시점에 대우조선해양 살리기에 나선 산업은행이 압력을 행사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박병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에 4조 2000억 원을 지원하는 경영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신용평가회사들은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하향 조정했습니다.
악화된 재무구조가 당장 나아지기 힘들다고 본 겁니다.
그리고 한 달 뒤 산업은행은 신용평가회사 3곳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신용평가 결과가 대우조선해양 정상화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적극 고려해달라"고 했습니다.
등급을 낮추지 말아달라는 내용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자회사만 110여 개인 산업은행으로부터 일감을 받아야하는 신용평가사 입장에선 무시할 수 없는 공문입니다.
이 때문에 당시 산업은행이 신용평가회사를 상대로 사실상 외압을 행사하려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신용평가사들은 외압 의혹을 부인합니다.
공문발송 이후 세 곳 중 두 곳은 오히려 등급 평가를 하향 조정하고, 한 곳은 유지를 했다는 겁니다.
산업은행은 "공문을 통한 협조 요청일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