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분명히 시야가 뿌연데 미세먼지 발표치는 좋다고 나올 때가 있습니다. 이걸 믿어도 되는건지 시민들의 불안과 걱정이 커지고 있는데요. 아예 셀프 미세먼지 측정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집회 한 번 안해본 시민들이 미세먼지 대책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서기도 했습니다.
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마스크를 쓴 엄마들이 파란 풍선을 들고 서울광장에 모였습니다.
직접 만든 피켓도 보입니다.
[미세먼지는 발암 먼지다!]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모임입니다.
집회에 한번도 참가해본 적 없는 평범한 시민들이 대부분입니다.
[오현진/서울 연남동 : 저는 외국에 살다가 한국에 들어온 지 2년이 됐는데요. 이전 한국의 공기랑 지금의 공기랑 너무 다른 거예요.]
대학생 윤광준 씨는 지난달 미세먼지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카페를 만들었습니다.
보름만에 9000여 명이 가입했고 집회까지 열게 된 겁니다.
어릴적 기흉으로 수술을 받은 윤 씨는 일상 생활로 들어온 미세먼지가 불안하기만 합니다.
[윤광준/동국대 전기전자공학부 : 이번에 발표한 미세먼지 정책은 실효적이지도 않고 구체적이지도 않아요. 가장 큰 원인인 중국에 대해서도 언급돼 있지 않아요.]
돌쟁이 딸을 둔 이현아 씨도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이 씨의 딸은 기관지염을 앓다 폐렴으로 이어졌습니다.
[이현아/경기 광명시 하안동 : 이건 생존이 달린 문제라고 생각을 하고요. 사실 지금도 맑은 하늘을 보는 게 어려워졌는데, 앞으로 더 어려워질까 봐 걱정입니다.]
정부가 발표하는 미세먼지 수치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셀프 측정족'도 늘고 있습니다.
주부 박재연 씨는 최근 미세먼지 측정기를 구매했습니다.
기관지가 약한 유치원생 아들을 위해 하루 세번씩 농도를 잽니다.
[박재연/경기 성남시 수내동 : (측정기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130㎍정도 나왔는데 검색을 해보니까 '보통'이 나오더라고요. 이런 날 밖에 나가면 뿌옇게 시야가 안 보여요.]
회사원 정현욱 씨도 출근 전 해외 기상 사이트와 스마트폰 앱을 통해 대기질을 확인합니다.
[정현욱/서울 대방동 : (정부를 통해 발표되는) 수치와 앱을 통해서 보게 되는 수치가 상당히 차이가 크더라고요.]
정부 발표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시민들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누가 시키지않아도 측정치를 서로 알려주고 있고, 공기질 측정 앱 가입자는 어느새 1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