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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못한 아들, 함께 세상 떠난 부부…'눈물 속 발인'

입력 2022-09-09 20:01 수정 2022-09-09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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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족을 만나는 명절에 가족과 헤어진 이들이 있습니다. 포항 지하주차장 참사의 희생자들 그리고 유족들입니다. 엄마를 따라나섰다 돌아오지 못한 중학생 아들부터 함께 세상을 떠난 부부까지…

눈물의 발인식, 윤두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엄마는 제대로 옷과 신발을 챙겨 신을 정신이 없었습니다.

어제는 입관을 지켜보다 끝내 쓰러졌습니다.

오늘은 아들 가는 마지막 길을 지켜보려 아직 회복 안 된 몸을 일으켰습니다.

지난 6일 새벽, 아들은 엄마가 차를 빼야 한다고 하자, "엄마 같이 가"하며 따라나섰습니다.

자동차에 물이 차오르던 순간, 너라도 살라며 손을 놓은 게 삶과 죽음을 갈랐습니다.

사고가 난 날, 종일 지하주차장 앞에서 두 손 모으고 발을 굴렀던 친구들도 교복을 차려 입고 친구를 배웅했습니다.

운구차 2대가 나란히 섰습니다.

액자 하나에 두 부부 사진을 나란히 담았습니다.

평생 서로를 챙겼던 부부는 떠나는 날도 한 날 한 시였습니다.

[희생 부부 지인 : 상당히 사이가 좋게 지내시는 걸로 알고 있어요. 작은 게 조금이라도 있으면 '맛있는 거 해놨으니 집에 와서 먹어라' 하실 정도로 항상…]

실종 소식을 들은 형은 독도에서 헬기를 타고 250km를 날아왔습니다.

두 손으로 사진을 꼭 쥐고 동생이 가는 길 앞에 섰습니다.

독도에서 포항소방서로 전화해 동생을 꼭 찾아달라고 했지만 형과 동생은 이제 다시 만날 수 없습니다.

태풍 힌남노로 지하주차장에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 발인이 오늘 모두 엄수됐습니다.

떠나는 날은 화창했습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날.

전국 도로가 가족 만나러 가는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포항 참사 유가족들은 하필 오늘, 가족들을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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