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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구조 중단…"예견된 참사" 에르도안 비판 여론 확산

입력 2023-02-15 20:17 수정 2023-02-15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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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튀르키예에서 강진이 발생한 지 오늘(15일)로 열흘이 됐습니다. 지진 직후부터 주로 진앙에 가까운 곳들에서 백민경 기자가 소식 전해드렸는데, 오늘부터는 서북부 지역의 도시권 상황을 김민관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김 기자, 뒤로 복구작업을 하는 것 같은데 지금 어디에 가 있습니까?

[기자]

저는 지금 진앙의 서쪽에 위치한 오스마니예라는 도시에 나와 있습니다.

진원과 도시 사이에는 산맥이 자리 잡고 있지만 이곳 역시 지진으로 피해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제 뒤로 잠시 보겠습니다.

지금은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든 곳이지만, 원래는 9층 높이의 아파트가 서 있던 곳입니다.

지진으로 아파트가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면서, 이 잔햇더미 아래 105명의 시민이 깔렸다고 합니다.

잠시 이쪽을 보겠습니다.

옷가지가 잔뜩 쌓여 있는 모습을 보실 수가 있는데요.

구조작업 도중에 수거된 옷들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옷가지의 주인은 찾지 못한 상황입니다.

구조대는 밤새 구조 작업을 이어오고 있었는데, 어젯밤부터는 밤새 야간작업은 멈췄다고 합니다.

더 이상의 희생자가 발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해, 구조작업 대신 복구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제 뒤에 보이는 것처럼 포크레인과 중장비 등을 동원해 잔해를 철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그 근처 다른 지역들은 어떻습니까, 피해가 다들 그렇게 심각한 상황입니까?

[기자]

이 지역 모든 도시들이 상당히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데요.

이곳에서 남쪽으로 20km 떨어진 에르진이라는 도시만큼은 지진으로부터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에르진은 기적의 도시라고도 불리는데, 저희 취재진이 도시 이곳저곳을 한번 돌아봤습니다.

리포트로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도시엔 무너진 건물도 갈라진 도로도 없습니다.

주민들은 평소처럼 산책을 하고,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웃고 떠듭니다.

이곳은 진앙에서 불과 110여 km 떨어져 있지만, 주변 다른 도시들과 비교해 지진의 흔적을 찾기 어렵습니다.

광장에 내걸린 조기만이 참사가 났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이곳 에르진은 안전모가 전혀 필요 없을 정도로 평온한 모습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높은 건물에도 균열하나 보이지 않고 도로 상태 역시 무척 깨끗합니다.

마치 이곳 에르진만 지진이 피해 간 것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인데요, 이곳에서 만난 주민들은 에르진에서도 강한 흔들림을 느꼈다고 합니다.

[도호칸/에르진 주민 : 땅이 아주 심하게 흔들렸습니다. 새벽에 놀라서 주민들이 모두 밖으로 도망 나왔죠. 겉으로 보기에는 지진의 흔적을 찾기 힘들지만, 집 안 물건들은 모두 깨졌습니다.]

에르진이 강진을 버텨낸 건 건물을 지을 때 불량 시멘트를 쓰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금지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현지에선 정부의 부실대응이 피해를 키웠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에르진이 강진을 버텨낸 건 건물을 지을 때, 불량 시멘트를 쓰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금지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는 정부의 부실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결국 내진설계 건축 덕분에 멀쩡할 수 있었다라는 건데, 다시 말하면 다른 곳들도 어느 정도 피해를 막거나 줄일 수 있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튀르키예 정부는 그동안 지진이 많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건축규제를 완화하고 각종 불법행위 역시 눈감아 줬습니다.

특히 지난 20여 년간 집권해 온 에르도안 정권은 경제 성장을 핑계로 건설업자들에게 돈을 받고 건축규제를 완화해 줬다는 이런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때문에 현지에서는 이번 지진으로 한 피해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다, 사실상 예고된 참사였다, 이런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이 도시 주변에서 만나본 시민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강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때문에 다가오는 5월 대선에서 이 같은 민심이 커다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오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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