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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혈압 치료 갔다가…종합병원서 '슈퍼박테리아' 감염

입력 2023-02-22 19:55 수정 2023-02-22 22:48

CRE 감염 대응 매뉴얼 작동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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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 감염 대응 매뉴얼 작동 안 했다

[앵커]

시청자 여러분, JTBC 뉴스룸을 시작합니다. 항생제로도 죽일 수 없는 세균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슈퍼 박테리아'라고 부르죠.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 사망사고도 이 슈퍼박테리아가 원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슈퍼박테리아 중에서도 가장 강한 건 CRE라는 균입니다. '최후의 항생제'라고 불리는 약도 듣지 않아 붙여진 이름인데요. 입원 환자에게는 치사율이 최대 50%가 되는 감염병이지만, 최근 국내에서도 환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JTBC 취재 결과, 최근 서울보라매병원에서 CRE 감염 환자가 추가로 발생했는데 방역당국은 같은 병실, CRE 환자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위험한 감염병이지만 격리 조치 등 매뉴얼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먼저, 정인아 기자입니다.

[기자]

87살 김 모 할머니는 최근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고혈압 때문에 찾았던 서울대보라매병원에서 슈퍼박테리아 감염 판정을 받은 겁니다.

김 할머니가 감염된 세균은 CRE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바이러스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균입니다.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주요 장기와 혈액으로 번지면 치사율은 50%를 웃돕니다.

마땅한 치료제도 없습니다.

[환자 보호자 : 어머니를 모시고 치료를 받으러 갔지 전염병에 걸려서 죽으러 간 건 아니잖아요. 그런 병 있다면 누가 가겠습니까?]

방역당국은 김 할머니가 입원 당시 5인실에 함께 있던 다른 환자에게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CRE는 강한 전염성 때문에 1인실 격리가 필수지만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다른 환자의 감염이 확인된 뒤에도 김 할머니는 그대로 다인실에 머물렀습니다.

병실 소독은 이뤄지지 않았고, 전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도 항의가 이뤄진 뒤에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환자 보호자 : 언제 (CRE 검사) 결과가 나오냐고 주치의한테 물어봤거든요. 주치의가 말하는 것은 개인정보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 거절당한 거예요.]

병원 측은 김 할머니의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퇴원시켰습니다.

검사 결과 역시 한 달 가까이 지나서야 통보받았습니다.

[서울보라매병원 관계자 : 저희가 퇴원환자는 기록을 열어보면 안 돼요. 개인정보법에 위반되거든요. (입원 중에는) '양성 나왔네' 알려드려야겠다 하는데, 퇴원하면 기록이 사라지게 되어 있어요.]

이에 대해 보라매병원 측은 김 할머니의 감염 시점이 불분명한 만큼 병원 내 감염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감염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방역당국은 병원 내부 역학조사를 통해 정확한 감염경로와 함께 확진자가 더 있는지 확인할 예정입니다.

(영상디자인 : 강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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