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출생 신고가 안된 아이들은 우리 곁에서 우연히 발견되기도 합니다.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집 안에 있던 두 살 아기가, 출생신고가 안 된 사실을 알아내기도 했습니다.
이 소식은, 정영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달 24일 밤 남편이 때린다는 112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경찰이 출동했고 집엔 아내와 2살 아이가 있었습니다.
아기 주민등록번호를 물었더니 '없다'고 했습니다.
[경찰 : 아이도 이제 피해자라고 보고 주민등록번호 좀 얘기해 달라니까 어머니가 직접 얘기를 하신 거예요.]
출생신고가 안 된 아이가 가정 폭력 때문에 발견되는 역설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엄마가 "서류 준비하는 절차가 어려워서 출생 신고를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아이는 2021년 1월에 태어났습니다.
전 남편과 떨어져 살며 이혼을 준비하다가 다른 남성과 만나 아이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혼인 기간 중에 출산한 아이는 남편 이름으로만 출생 신고를 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가족 관계를 바꾸려면 전남편 아이가 아니라는 가정법원 판결을 받아야 하는데 절차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결국 여성은 출생 신고를 미뤘고 아이는 미등록 아기가 됐습니다.
이런 사례는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김호중/초록우산어린이재단 : 남편의 아이가 아니니까 친생자(부정) 소를 걸어야 했고, 많은 시간들이 지나다 보니…]
제도만 고치면 이런 미등록 아이들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