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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센트] 크리스마스의 악몽 '고독사'…66.3%는 '가족 아닌' 남이 발견

입력 2022-12-25 18:38 수정 2022-12-25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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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통계로 말하는 뉴스, 퍼센트 시간입니다. 오늘(25일)은 가족과 함께 보내는 크리스마스에 소외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정부가 올해 처음으로 가족이 있지만 홀로 지내다, 죽음을 맞은 '고독사' 관련 통계를 공개한 바 있는데요. 임종 후 시간이 지나 가족이 아닌 사람이 발견한 비율이 70%에 가까웠습니다.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사회복지사와 함께 찾은 서울의 한 임대 아파트.

[구수용/서울 등촌3동 주민센터 사회복지전담 공무원 : 분기마다 제가 한 번씩 확인을 하고 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를 비롯해 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어르신 저 왔어요. (달력) 저 주시려고? 고마워요.]

만남조차 쉽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선생님, 안 계세요?]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었는데, 알고 보니 허리를 다쳐 움직일 수조차 없었던 겁니다.

[이모 씨/63세 : 움직일 수가 없어요. 일어나지도 못해요. (허리) 수술하고 나서 이렇게 오른손도 못 쓰고 다리도 못 쓰고 그러거든요.]

그나마 이웃이 와서 도와주지 않았다면 누운 채 혼자 물도 마시기 힘든 위급한 상황이었습니다.

올해 63세인 이모 씨는 무직인 상태로, 한 달에 60만 원 안 되는 지원이 전붑니다.

[이모 씨/63세 : {혼자 사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꽤 오래됐습니다. 나는 날마다 기도를 해요. 정말 고통 없이 좀 죽었으면 좋겠어요.]

이씨의 상황을 보고 동사무소에선 지원 서비스를 연계해주겠다고 했지만, 자격이 안 된단 이유로 이씨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은 한 차례 병원 동행 서비스 외엔 없었습니다.

[이모 씨/63세 : 지원받고 싶은 게 장기 요양 가면 밥을 먹을 수 있지 않습니까. 약 먹고 밥 먹고 또 여러 사람이 있는데 대화도 하고… 그러다 보면 좋아지지 않을까 싶은데 저는 나이가 어려서 안 되더라고요.]

결국 이씨에게 다음 끼니를 챙겨줄 수 있는 건 이웃 주민뿐인 상황입니다.

경제적 지원도 부족하지만, 지원을 연계할 복지사나 도움을 줄 복지관 수 역시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구수용/서울 등촌3동 주민센터 사회복지전담 공무원 : 한 사람당 거의 200~300명 정도 담당을 하고 있습니다. 저 혼자 사실 감당하기 힘든 부분이 많이 있고요.]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올해 처음 공개된 국내 고독사 건수는 지난해 3천3백 명(3,378)명이 넘었습니다.

특히 이 씨와 같은 노인 복지 대상에서도 빠진 5, 60대 남성이 전체 고독사 가운데 절반 이상으로 집중돼 있었습니다.

1인 가구(33.4%)가 가장 보편적인 가구 형태가 되면서 이들이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몰리고 있는 겁니다.

영국과 일본은 아예 외로움을 담당하는 장관을 따로 두고,

영국의 경우, 의사가 '사회적 관계 처방'도 함께 내리는 등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웃을 비롯해 이른바 '관계망 회복'을 통한 해결책을 찾고 있는 겁니다.

이를 위해선 지원이 필요한 주민 간에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복지관과 같은 시설이 필수적입니다.

[송인주/서울시복지재단 선임연구위원 : 공적 지원을 하는 경제적인 지원 대상도 돈만 지원해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관계망이나 연결에 대한 지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해요.]

고독사' 관련해 저희가 주목한 퍼센트는 바로 66.3% 고독사 최초 발견자가 가족이 아닌 비율입니다.

가족이 발견한 비율은 친인척까지 모두 합쳐도 33.7% 수준에 그쳤습니다.

임종 후 일정 시간이 지나도, 이를 발견한 사람마저 가족이 아니었던 거죠.

여기에 우리나라의 사회적 고립도 지수는 50세 이상의 경우 36.9%로, 우리나라가 소속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국가들 평균인 12.8%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공적 지원 부족에 이어 이웃까지 잃어버린 현재 우리나라의 삶이 '불편'을 넘어 '생명'을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하림·곽세미 / 취재지원 : 김연지·최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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