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또 다른 n번방 사건의 범죄자들은 '추적단 불꽃'이라고 속이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걸로 알려졌는데요. 저희 JTBC 취재 결과 '불꽃'을 상대로 한 범행도 이루어져서 이 부분도 경찰이 수사 중인 걸로 파악됐습니다. '불꽃' 활동가 출신인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표적이었습니다.
김필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경찰이 수사 중인 한 텔레그램 대화방입니다.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을 '능욕'하는 방이라는 제목이 붙어있습니다.
박 전 위원장의 얼굴을 다른 사람의 나체 사진과 합성하거나 가짜 동영상을 공유하는 방이라는 겁니다.
주동자는 극우 사이트에서 주로 이용되는 캐릭터 이름과 '더불어 M번방'이라는 가명을 썼습니다.
'n번방' 추적을 하다 정치권에서 활동하기도 했던 박 전 위원장을 조롱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입에 담을 수 없는 언어적 희롱과 함께 각종 사진이 공유됐습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이 방에 있던 인원은 약 500명.
[박지현/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 8월 초에 제 능욕방이 생겼어요. 자리(비대위원장)에 내려오니까 기다렸다는 듯이 범죄를 자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약자만을 노리고 있구나.]
박 전 위원장 측이 직접 경찰에 신고하자 방은 사라졌습니다.
텔레그램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만큼 수사에는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박지현/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 사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n번방 때부터 지금까지 텔레그램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 거잖아요.]
2020년 n번방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른 뒤, 재발 방지를 위한 다양한 입법안이 통과됐지만, 박 전 위원장은 제도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박지현/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 자신을 숨기는 방법을 너무 잘 아는 거예요. 잘 알기 때문에 지금도 잡히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데 텔레그램 규제 방안도 정치권에서 같이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