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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급경사 오르고, 덤프트럭 뒤엉키고…여기가 스쿨존 맞나요?

입력 2023-04-13 20:56 수정 2023-04-13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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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아슬아슬한 상황이 벌어진 곳은 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입니다.

평소 우리 아이들의 등하굣길이 어떤지, 밀착카메라 여도현 기자가 보여드리겠습니다.

[기자]

지금 제가 서 있는 곳 뒤로 골목이 보이는데요.

경사가 웬만한 등산로보다 더 가파릅니다.

이 언덕을 따라서 약 300m 정도 올라가면 그 끝엔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학교로 향하는 모든 길이 이렇다고 하는데요.

제가 직접 올라보겠습니다.

인도가 없는 오르막길이 이어집니다.

지금 이 골목에 차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차가 지나가니까 좁은 골목길에 사람 다니는 공간이 더 확보가 안 되고 있어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기도 하지만, 정문 앞 급경사는 피할 수 없습니다.

학부모들은 아이 손을 꼭 잡고, 함께 등교합니다.

[장이정/부산 연산동 : 비가 오면 내려갈 때 불안해요. 물기가 많으면 좀 미끄러질 수 있어서.]

골목으로 차가 지나가자 어머니는 아이를 감쌉니다.

이사 차량 때문에 길은 또 막혔습니다.

[한쪽으로! 이리 와! 주머니 손 빼고! 핸드폰 보지 말라 했지!]

실제로 이렇게 좁고, 가파른 통학로 때문에 사고가 나기도 합니다.

통학로 경사에는 제한 규정이 있지만 1996년 이전에 만들어진 학교는 적용대상이 아닙니다.

또다른 초등학교 앞 입니다.

인도와 차도 구분 없는 길이 이어지다가 학교 바로 앞에 약 20m 정도 인도가 깔려있습니다.

다시 이 앞으로는 인도가 사라져서 아이들이 차도로 다니고 있습니다.

신호등도 아예없는데요.

하교시간엔 이렇게 통학차량이 골목에 주차돼있기 때문에 좁은 골목이 더 좁아지고 아이들은 더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맞은 편에서 차가 오자 피하려고 하지만, 도로 위에 서 있는 차 때문에 피할 공간이 마땅치 않습니다.

학교 근처 공사장으로 덤프트럭이 쉴새 없이 다닙니다.

하지만 교차로엔 신호등도 없습니다.

실제로 등교하는 아이의 시선에서 보니 안전펜스가 뚝 끊기고, 차가 바짝 붙어 빠르게 지나갑니다.

학교 앞 교차로에서 5분을 서 있는 동안, 공사차량 9대를 마주쳤습니다.

아이들 걱정에 아예 이사를 한 집도 있습니다.

[이미수/인천 마전동 : 너무 위험해서 최단 거리로 아이들이 통학할 수 있는 거리로 골라서 저희가 이사했습니다.]

지난 주말, 승아 양이 음주 차량에 치여 숨진 곳입니다.

인도 절반은 자전거길이고, 그나마 남은 인도는 가로수에 막힙니다.

돌발 상황에서 아이들을 보호할 안전펜스도 없습니다.

[김숙희/대전 둔산동 : {자전거가 계속 지나가네요?} 많이 지나가요. 오토바이도 지나가고 많이 지나가요. {이 거리에요?} 그런데 어떻게 학교에 다니느냐고.]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만든 스쿨존 하지만 실제로 돌아보니 아찔한 순간이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이 인사를 걱정 없이 들을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까요.

밀착카메라 여도현입니다.

(작가 :강은혜 / VJ : 김대현 / 인턴기자 : 김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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