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른 저녁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 무료 시음 행사를 하는 척하며 마약이 든 음료를 고등학생들에게 나눠준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학부모들에게 "자녀가 마약을 한 사실을 신고하겠다"며 돈을 요구하는 협박을 하기도 했습니다.
유요한 기자입니다.
[기자]
여성 두 명이 음료가 든 박스를 들고 큰길 쪽으로 걸어갑니다.
지나가는 학생에게 음료를 마셔보라고 권하지만 학생이 거절한 뒤 자리를 떠납니다.
근처 학원 앞에서도 같은 음료박스를 든 남성이 보입니다.
2명씩 두개조로 나뉜 이들이 학생들에게 권한 음료 이름은 '메가 ADHD', 병에는 유명 제약회사 이름과 함께 기억력과 집중력이 좋아진다는 설명이 적혀 있습니다.
[학생 : 혹하긴 할 것 같아요. 조금이라도 더 집중 잘되면 좋긴 하니까.]
[주민 : 대치동 학원가 하면 여기가 제일 유명하거든요. (학생들이) 그런 각성제 같은 거 많이 먹으니까.]
이 음료를 마신 학생들은 어지러움을 호소했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40대 남성과 여성, 두 명을 붙잡았습니다.
수사 결과 음료에는 마약 성분이 들어 있었는데, "아르바이트로 음료를 나눠준 것일 뿐, 마약이 들어있는지는 몰랐다"고 진술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6건의 신고를 접수했는데, 피해자는 모두 고등학생입니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마약 복용 사실을 신고하겠다"며 돈을 요구하는 전화도 받았습니다.
경찰은 일당 두 명을 추적하는 한편, 마약 음료를 나눠주라고 지시하고 학부모를 협박한 주범이 있는지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서울강남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