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어났지만 출생신고는 안된, 그림자 아기들의 흔적을 경찰이 찾고 있는 지금도 버려지는 아기들은 계속 있었습니다.
수도권에 딱 두 곳 있는 베이비 박스에 최하은 기자가 가봤습니다.
[기자]
작은 여자 아기가 온몸으로 숨을 내쉽니다.
이름 대신 2097번으로 불립니다.
일주일 전 태어나 사흘 만에 베이비박스에 맡겨졌습니다.
다행히 엄마가 상담 끝에 출생신고를 해 입양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렇지 못한 아이 대부분은 미아로 신고된 뒤 보육시설로 보내집니다.
[황민숙/베이비박스 상담지원센터장 : 지금 시설로 간 아이들이 이번 주 목요일에 4명이 갔어요.]
지난 8년 동안 이 베이비박스를 거쳐 간 아이는 1000명에 달합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지자체와 경찰이 이곳에 문의해온 정보는 400건이 넘습니다.
사무실엔 밤낮없이 전화가 쏟아집니다.
아이를 놓고 갔던 엄마들도 많습니다.
[황민숙/베이비박스 상담지원센터장 : 경찰 조사받고 처벌될까 봐…펑펑 울어요, 엄마들이요. 두려워서 직접 찾아오는 분들도 계시고요.]
충분히 키울 수 있는데도 아이를 두고 갔다면 유기죄가 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대부분 유죄로 봤지만 경제적 어려움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지난해 딱 한 번 무죄가 나왔습니다.
친모가 상담을 하고 아이를 맡겼다고 본 겁니다.
다만, 단순한 쪽지를 두고 가는 건 상담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이종락/주사랑공동체교회 목사 : 상담을 안 했더라도 엄마가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살렸으면 관용을 베풀어야 되지 않느냐.]
경찰은 우선 상담 사실이 확인되면 입건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한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