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에게 보낸 메시지가 공개돼 이준석 대표에 대한 대통령의 속내가 드러나면서 정치권의 파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권성동 직무대행은 사과했고 이준석 대표는 SNS에 자신의 생각을 올렸습니다.
강희연 기자입니다.
[기자]
논란이 된 건 어제(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포착된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의 휴대전화 화면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권 직무대행과의 텔레그램 대화에서 "우리 당도 잘한다"며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고 했습니다.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 윤리위 징계를 받은 이준석 대표를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권 직무대행은 오늘 기자들과 만나 사과 입장을 밝혔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 사적인 문자 내용이 저의 부주의로 인해서 유출, 공개되어서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당원,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어제도 "저를 위로하면서 고마운 마음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되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권 직무대행의 수습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당내부에서조차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JTBC에 "망연자실하고 있다"고 했고, 또 다른 의원도 "부끄러운 일이고 힘이 빠진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를 겨냥했다는 해석엔 선을 그었습니다.
최영범 홍보수석은 "노출된 문자 메시지에 정치적 의미를 과도하게 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오해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당의 일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는 윤 대통령의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듯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내부적으론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소셜미디어에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개고기를 판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겉과 속이 다르다는 사자성어 '양두구육'의 뜻으로 이 대표가 윤 대통령과 권 직무대행을 에둘러 비판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송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