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 징계 논란, 권성동 직무대행 책임론도 다시 불거져
"망연자실 하고 있다. 다들 부글부글 하는데, 끝이 안 보인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 A)
"옛날 말로 '내시 정치' 아닌가. 부끄러운 일이고 힘이 빠진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 B)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대표를 두고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한 문자가 어제(26일) 공개된 뒤, 국민의힘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대통령과의 텔레그램 대화를 노출시킨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바로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지만,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 도중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대통령과 나눈 텔레그램 문자가 포착됐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권 직무대행은 문자 내용이 노출된 것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고 하면서도, '사적인 문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기자들에게 "본의 아니게 유출됐기 때문에 내용과 관련한 질문은 확인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프라이버시를 보호받아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 중진 의원은 JTBC와의 통화에서 "대통령과 여당 원내대표가, 그것도 당 관련해 한 내용이 어떻게 사적 대화냐"고 비판했습니다. 또 "해명이 화를 더 키우는 것 같다"며 "어이 없는 일이 벌어져 망연자실하다"고 말했습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부산·울산·경남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권 직무대행이 대통령 대신 나서 해명한 것 역시 문제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어제 입장문에서 권 직무대행은 대통령의 '내부 총질' 표현에 대해 "저를 위로하며 고마운 마음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되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대선 기간 이 대표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적이 전혀 없었다"며 본심이 아닐 것이라는 식의 해석도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중진 의원은 "권 직무대행은 문자가 노출돼 당과 대통령에 누를 끼친 부분을 사과하면 된다"며 "제일 문제가 되는 '내부 총질' 발언은 대통령실에서 해명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용태 최고위원도 "여당 대표 직무대행이 대통령 대변인이냐"며 "왜 대통령의 발언을 해석하느냐"고 말했습니다.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당장 이 대표 '성상납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가 논란이 됩니다. 한 초선 의원은 "만약 기소 등 무슨 일이 생기면 대통령이 한 일로 보일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징계 배후를 놓고도 말이 많았는데 "그 동안 심증이 있었다면 어제 부로 확증이 되어버렸다"는 겁니다. 이 대표 징계와 그 이후 당 지도부 구성을 둘러싼 내홍이 가까스로 봉합된 상황에서 또 문제를 일으킨 권 직무대행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어제 이후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권 직무대행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다만 당 내부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거나 전당대회를 여는 것 모두 쉽지 않은 만큼 당장 권 직무대행이 물러나도 대안이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