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윤석열 대통령, '민심 성적표'가 여전히 달갑지는 않을 걸로 보입니다.
오늘(8일) 나온 여론조사 결과도 그렇습니다. 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5~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잘한다” 27.5%, “잘 못 한다” 70.1%. 일주일 전 조사(7월 29~30일)와 비교하면 오차범위 내 소폭(긍정 평가는 1.4%포인트 하락, 부정 평가는 1.6%포인트 상승) 수치가 달라졌습니다. "잘한다"는 평가는 결국 이 조사에서 역대 최저치, "잘 못 한다"는 평가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자료=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특히 우려되는 대목은 현안 대응에서도
지지층 이탈이 가시화됐다는 것.
윤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회 의장과의 만남 불발에 대해
보수층에선 ”국익을 고려한 것이므로 적절했다“는 의견이
44.1%, “국익에 부합하지 않아 부적절했다”는 답변이
42.9%로 비등합니다. 대선 당시 윤 대통령에게 투표한 지지층에서도
46.1%는 “적절했다”,
38.1%는 “적절하지 않았다”로 봤습니다. 오차범위 내 차이입니다.
지난주 가장 논란이 됐던 정책, 만 5세 입학 추진에서는 지지층의 반감이 더 선명해집니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56.2%가 “반대한다”고 했고, 36%만 찬성했습니다.
윤 대통령 투표층에서도 58.7%가 반대했고, 32.6%가 찬성했습니다.
두 사안 모두
'오락가락',
'소통 부족'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펠로시 의장은 윤 대통령의 휴가 기간에 한국을 찾았습니다. 만남 자체를 두고 “안 만난다”→“조율 중이다”→“안 만난다”→“전화통화 한다”. 일정에 대한 메시지 혼선과 의전 문제를 두고도 논란이 남았습니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대통령실 업무보고를 통해 공개됐던 만 5세 입학 문제. 대선 공약에도 없던 '학제개편'이라는 큰 주제를 불쑥 던졌고, 뒤늦은 '국민 의견 수렴'으로 막아보려다 결국 화를 키웠습니다. 대통령실은 '장관의 소통 부족'으로 떠넘기는 듯한 인상까지 남겼습니다.
여당의 지지율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36.8%, 국민의힘 31.3%로 민주당이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습니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이 조사에서 3주째 더불어민주당에 밀렸습니다.
〈자료=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국민의힘 지지율을 살펴보면
윤 대통령 투표층의 64.7%가 국민의힘을 지지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일주일 전 조사에선
71.8%였습니다. 보수층에서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주 69.1%에서 일주일 사이
61.5%로 낮아졌습니다.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0일도 안 돼 여당은 '대통령 효과'를 못 누리고, 대통령은 지지층과도 멀어지는 양상입니다. 여기에 여당은 이준석 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 징계와 이른바 '윤심' 논란으로 내홍이 커졌고, 비대위 출범까지 앞둔 상황. 대통령 역시 '든든한' 여당의 뒷받침을 못 받긴 마찬가지라 볼 수 있습니다.
이강윤 KSOI 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진 적이 있지만, 그때는 '광우병'이라는 식탁 안전과 관련된 확실한 이슈가 있었다”며 "지금 윤 대통령의 가장 큰 위기는 국민과 직결된 큰 이슈 없이도 지지율이 빠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용산시대로 내건
국민과의 소통, 강조했던
능력 중심 인사도 보여주지 못했다"며 "아젠다나 주요 정책이라도 확실하게 보여줬다면 지지층까지 이렇게 단기간에 빠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