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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한 세일즈' 방판 시스터즈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

입력 2024-10-17 11:36 수정 2024-10-1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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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한 세일즈'

'정숙한 세일즈'

'정숙한 세일즈' 방판 시스터즈가 안방극장을 시원하게 웃겼다.


지난 12일 첫 방송된 JTBC 주말극 '정숙한 세일즈'는 '성(性)'이 금기시되던 그때 그 시절인 1992년 한 시골마을, 성인용품 방문 판매에 뛰어든 방판 시스터즈 4인방의 자립, 성장,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본격 풍기문란 방판극이다.

방송 첫 주부터 뚜렷한 색채를 자랑했다. '금제 고추 아가씨 진' 출신인 김소연(한정숙)은 실질적 가장이었다. 백수인 남편 때문에 월세와 생활비에 어려움을 겪었고 어디든 취업을 하려고 해도 기혼 여성이라는 현실의 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결국 월 50만 원을 벌 수 있다는 공고를 보고 찾아간 곳은 성인용품 방문판매였다.

그간 정숙하게 살아왔던 김소연이 더군다나 1992년 성이 금시기되던 사회적 분위기를 깨긴 쉽지 않았다. 성인용품과 마주했을 때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했고 방문판매에 있어서도 이것이 고객들에게 통할 것이란 자신감도 없었다. 덜덜 떨리는 손을 붙들고 개미 같은 목소리로 물품들을 소개하는 모습이 웃음 포인트였다. 이 과정에서 파격적인 성인용품들을 보고 충격에 휩싸인 고객들 표정 역시 압권이었다. 어설픈, 허당 매력의 방문판매원과 고객들의 시너지가 첫 방송부터 발휘됐다.
'정숙한 세일즈' 방판 시스터즈 4인방

'정숙한 세일즈' 방판 시스터즈 4인방


김소연 곁에서 지원사격하는 방판 시스터즈 김성령(오금희), 김선영(서영복), 이세희(이주리)의 활약도 대단했다. 김성령은 이대 영문과 출신의 고상한 아씨의 표본인데 내면에 감춰져 있던 욕망이 뿜어져 나와 그간 자신을 가둬놓았던 담장을 스스로 허물었다. 살아있음을 느끼며 성인용품 방문판매에 뛰어드는데 묵은 체증이 내려간 우아한 미소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착붙 캐릭터였다.

김선영은 남편과 끝내주는 금슬을 자랑한다. 가난이란 현실적 벽 앞에 어려움을 느끼지만 이것을 웃음을 승화해 방판 시스터즈의 웃음을 책임지고 있다. 김소연, 김성령도 김선영 앞에선 무장해제되며 까르르까르르 소녀 시절로 돌아간 듯한 모습을 보였다. 난감한 상황과 마주해 김소연이 진땀을 흘리면 김선영이 등판, 유쾌한 입담으로 풀어낸다.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방판 시스터즈다.

막내 이세희는 통통 튀는 럭비공 같은 캐릭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혼자 아이를 키우며 금제 읍내에서 미장원을 운영 중인데, 유행의 선도주자답게 성인용품 방문판매에 가장 먼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접근했다. 좋아하는 남성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은 여성의 심리를 꿰뚫어 이것이 통하겠다 확신해 적극적으로 방판 시스터즈 멤버로 참여하게 된다. 나이 차가 많이 나도 애교 섞인 "언니"란 호칭으로 주변을 환하게 빛냈다.

'정숙한 세일즈'는 방판 시스터즈 4인방이 각기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와 좋은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TV 드라마에서 처음 다룬 파격적인 성인용품 소재를 코믹하게 풀어내 시청률 상승세를 탔다. 1회 전국 3.9%, 수도권 4%(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는데 2회에서 전국 4.5%, 수도권 4.7%로 점프했다. TV-OTT 드라마 화제성 조사에선 10월 2주 차 6위(굿데이터코퍼레이션)로 스타트를 끊었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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