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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엄친아' 악바리 석류 보고 안타까움 느꼈던 정소민

입력 2024-10-1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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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민, 이음해시태그 제공

정소민, 이음해시태그 제공

배우 정소민(35)이 tvN 주말극 '엄마친구아들'을 통해 '로코퀸' 면모를 자랑했다. 악바리 근성을 가진 배석류 캐릭터를 싱크로율 높게 표현하며 정해인과 꽁냥꽁냥 사랑을 키워갔다. 실제 열애설이 제기됐을 정도로 차진 호흡을 자랑한 두 사람이었다.


작품을 끝낸 정소민은 "개인적으로도 응원하고 싶었던 캐릭터 석류를 만난 게 행복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현장을 만나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지치고 힘들 수 있었음에도 다들 끝까지 웃으면서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어 감사했다"라고 회상했다.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종영을 맞은 가운데, 그는 "서로의 유대감이 큰 관계이다 보니 언제나 그랬듯 많이 싸우지만 빠르게 화해하고 나중엔 싸움에도 노하우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승효와 석류가 예쁘게 결혼해서 잘 살았을 것 같다"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엄마친구아들'의 어떤 점이 좋았나.

"또래 세대뿐 아니라 부모님 세대까지 버무려져 다양한 세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게 좋았다. 석류를 알아가면서는 적지 않은 위로와 힐링을 얻은 것 같다. 몸도 마음도 아팠던 석류가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보면서 누구나 살다 보면 번아웃이 올 수 있지 않나. 내가 나를 컨트롤하기 힘든 시기가 올 수 있는데 그런 걸 보면서 석류를 위로하게 됐다. 또 석류가 K-장녀로서 지고 있는 무게감과 부담감 역시 극이 진행될수록 이전보다 조금씩 자유로워지는데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었다."

-시청자들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한 일본 팬분이 석류랑 비슷한 상황이었다고 하더라.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고 그걸로 인해 살도 많이 빠지고 마음고생을 했는데 드라마를 보면서 '내가 그때 참 많이 울고 싶었구나!'라는 걸 알게 됐다는 댓글을 남겼는데 그 댓글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거기에 전 세계 팬들이 대댓글로 '잘 버텨줘서 고맙다', '힘내줬으면 좋겠다'는 공감과 위로의 글들을 남겨준 모습을 보면서 나까지 따뜻해졌다."

-극 중 10대부터 30대까지 다 소화해야 했다.

"막연하게 약간 10대를 연기하는 거에 있어서 걱정이 있었는데 아역들로 가기엔 몰입이 깨질 것 같다고 해서 10대 연기를 하게 됐다. 특별히 뭘 다르게 해야지보다는 학교라는 공간에 있고 교복의 도움을 받으니 자연스럽게 다른 에너지가 나왔던 것 같다."

-교복 연기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혼자였으면 좀 그랬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승효, 모음이 같이 있으니 부담이 좀 덜했던 것 같다. 납득 가능한 상황이면 가능할 것 같은데 이젠 웬만해선 힘들지 않을까 싶다.(웃음)"

-실제 학창 시절엔 어떤 학생이었나.

"아웃 사이더였다. 조용히 학교 다녔다. 대학교 때는 같은 전공을 하는 친구들끼리 지내다 보니 남사친이 있었지만 중, 고등학교 때는 거의 없었다. 일하면서 생긴 남사친이 많은 것 같다."

-남사친과의 연애, 결혼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사실 승효, 석류는 어릴 때부터 붙어 있던 친구 사이다. 굉장히 특별한 케이스이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친구도 종류가 다양한데 이 정도로 오랜 시간 붙어 있고 서로에게 많은 모습을 본 경우는 흔하지 않으니까."

-파트너 정해인과의 호흡은.

"처음엔 친해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낯을 많이 가렸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편해졌다. 제일 좋았던 점은 서로 캐릭터나 장면 상황에 대해 아이디어를 많이 주고받는 연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상대 배우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있어야 가능한데 그럴 수 있었다는 게 고마웠다. 덕분에 신이 나서 연기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을 둘러싸고 열애설이 계속 언급됐는데 둘 사이 영향은 없었나.

"상대 배우와의 케미스트리가 드라마 이야기의 흐름과 시너지를 내는데 도움이 되는 걸 많이 느껴서 늘 그렇게 하려고 노력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 유독 둘의 케미스트리를 좋게 봐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열애설 이후 어색한 건 전혀 없었다. 그것도 작품을 더 풍성하고 좋게, 승효와 석류의 러브라인을 최대한 잘 살려보고자 하는 하나의 목적을 향해 달려가다 보니 생긴 해프닝이지 않나. 그것 때문에 어색해지는 게 이상한 것 같다."
정소민, 이음해시태그 제공

정소민, 이음해시태그 제공


-석류와의 싱크로율은.

"30대로 넘어가면서 내려놨다. 20대 말, 30대 초부터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내 삶을 채워보자' '이젠 내려놓고 좀 더 즐거운 걸 즐겨보자'란 다짐을 했다. 그랬더니 이전보다 편해지더라. 악바리 근성이 때론 사람을 앞으로 나아가게 해 주지만 갉아먹기도 한다. 쉼이 없어지면서 번아웃이 오고 몸과 마음까지 아프게 되는데 그런 석류를 보며 이해가 가면서도 힘들 텐데 그런 안타까움, 안쓰러움이 들었다. 성격보다 환경이 닮은 게 많았다. 석류가 놓여 있는 상황, 집에서의 위치 그런 부분에 공감이 많이 가서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똑같은 장녀고 K-장녀다 보면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무게감과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부모님이 바라는 것들을 이뤄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되는데 그게 때론 어깨를 짓누를 때도 있다. 그런 부분들이 인간적으로 공감이 많이 갔던 것 같다."

-그때가 번아웃이었나.

"그랬던 것 같은데 곧바로 회복되지는 않더라. 가치관의 변화를 주고 결심하고 나니 그걸 내 몸에 체화시키고 완벽히 소화시키기까지 시간이 좀 필요했다. 방향을 잡아놓는 게 중요하다는 것, 방향을 잡은 다음 내 것으로 만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바로는 아니지만 어느샌가 그 방향으로 가고 있더라."

-실제로도 남동생이 있어 석류와 가족 형태가 비슷했다.

"극 중 동진, 석류랑 아주 똑같은 느낌은 아닌데 남동생이 있다 보니 공감 가는 부분들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현실에서 막 싸우고 그러지는 않아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생이) 얄미울 때가 있다."

-가족들의 반응은.

"부모님이랑 본 방송을 같이 봤다. 촬영하면서도 행복하고 힐링됐지만 촬영 끝나고 나서 결과물을 가족들과 같이 나누는 느낌이 들어서 내겐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다. 아버지는 평소 무뚝뚝해서 별다른 얘기 없이 챙겨만 봤고, 어머니는 울다 웃다 찐 시청자 모드로 보더라. 옆에서 반응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었던 것 같다."

-코미디 연기가 어렵다고들 하는데.

"예전부터 변하지 않는 생각인데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상황에 맞게끔 진지하게 참여하려고 한다. 일부러 웃기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야 신이 산다고 생각한다."

-2010년 데뷔해 올해로 데뷔 15년 차가 됐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쉽지 않은 세상이지 않나.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연기를 계속할 수 있는 것 같다. 그걸 잊고 있던 시기도 있었는데 그걸 리마인드 시키고 나니 감사한 일이 많아지고 힘든 일에 부딪혀도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긍정적으로 넘길 수 있는 힘도 더 생긴 것 같다. 사는 게 더 재밌어졌다. 그렇다 보니 석류가 자기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을 많이 응원하게 됐다. 나 역시 무용을 좋아해서 했던 것이지만 최종적으로 더 좋아하는 연기와 만나지 않았나. 사랑하는 일을 만났다는 건 여전히 감사하다. 내 판단을 믿은 과거 나에게 칭찬해주고 싶다."

-연기 외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조카랑 노는 거랑.(웃음) 드라마, 영화 몰아보는 것, 클라이밍 하러 가는 것, 책 보는 것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게 많지는 않지만 확실한 게 있으면 개수가 적어도 괜찮더라. '마음이 편해지고 재밌구나!' 이걸 아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정소민, 이음해시태그 제공

정소민, 이음해시태그 제공


-석류에겐 혜릉동이 마음의 안식처인데 실제 그런 곳이 있나.

"내겐 어떤 하나가 크다기보다는 분산되어 있는 것 같다. 집에서도 안식을 찾고 가족에게서도 찾고 나 자신에게도 많이 찾는다. 예전엔 일 없이 쉴 때 강박처럼 뭔가를 배우거나 해야 된다는 게 있었다. 스스로를 가만 두지 않았다. 근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정말 좋아해서 하는 건가, 멈춰 있어서 불안해서 하는 건가란 생각이 들더라. 불안 지분이 더 크다는 결론을 내려서 물 흘러가는 대로 쉴 때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싶으면 그냥 쉰다. 원래는 어떤 성취나 평상시 삶 자체에 힘이 많이 들어간 사람이었는데 그게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보다 나의 편안함을 좀 더 우선순위에 두는 걸로 바뀐 것 같다."

-작년에 연극 무대를 '숨구멍'이라고 표현했었다.

"(연극을) 다시 해보고 싶다. 나도 모르게 갈증이 있었던 것 같다. 공연을 하면서 팀이 워낙 좋기도 했고 극 자체도 연기, 무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현실적인 어려움에 맞서 싸워나가는 내용이기도 해서 더욱 단합이 잘 됐던 것 같다. 하나부터 열까지 함께 만드는 과정에서 큰 힐링을 받았다. 뭔가 숨이 트이는 느낌이 들 정도로 좋았다."

-차기작이나 하반기 계획은.

"계속 검토하고 있다. 좋은 작품을 기대하고 있다. 그래도 지금 당장의 목표는 당분간 쉬는 것이다. 쉬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상으로 채워나가는, 충전의 시간을 잘 가지는 것이다. 저번에 쉬는 기간 동안 그렇게 지냈는데 그게 다시 일할 때 집중할 수 있는 에너지를 주더라. 그걸 경험해서 잘 쉬는 것도 일의 일환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이번에도 '쉴 때는 잘 쉬자. 나를 위한 시간을 충분히 가지자' 이게 확고해진 것 같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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