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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 "중국 공안이 가족 얘기하며 압박…거짓 자백했다"

입력 2024-09-1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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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 출신 손준호(수원FC)가 11일 중국축구협회 영구 제명 징계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축구 국가대표 출신 손준호(수원FC)가 11일 중국축구협회 영구 제명 징계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승부 조작 혐의로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손준호(수원FC)가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조사 당시 중국 공안이 가족 이야기를 하며 겁을 줬고, 이 때문에 거짓 자백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손준호는 오늘(11일) 기자회견을 갖고 "처음에 가족들 앞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돼 큰 충격을 받았다"며 "체포 이후 공안은 휴대폰 번역을 통해 '뇌물수수혐의로 체포한다'는 문구를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손준호는 결백을 주장했지만 이후 초양시에 있는 구치소로 가게 됐고 조사를 받았습니다.

손준호는 "중국 경찰이 말도 안 되는 혐의를 제시하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너의 와이프가 외교부를 통해 체포돼 이 구치소로 잡혀 와 같이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겁을 줬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핸드폰에 있는 제 딸과 아들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은 무슨 죄가 있냐. 엄마까지 이곳으로 오면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겠나. 그러니 빨리 인정하라'고 강요했다"면서 "또 '지금이라도 혐의를 인정하면 빠르면 7~15일 뒤에 나갈 수 있다. 외국인이고 외교 문제도 있기 때문에 보석도 가능하다'고 회유했다"고 밝혔습니다.

손준호는 "너무 겁이 났고 가족 걱정에 어쩔 수 없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혐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한국 정부나 대한축구협회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중국 변호사가 그렇게 되면 변호 활동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더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외부에 이야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손준호는 이후 진술을 번복했지만 중국 경찰은 혐의를 인정하라고 압박했다고 했습니다. 또 공안 조사 단계에서 수사 과정이 찍힌 영상과 음성 파일을 보여달라고 변호사를 통해 신청했지만, 음성 파일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고도 했습니다.

그는 재판 과정에 대해서도 "판사가 '너는 절대 무혐의로 나갈 수 없다. 뭔가 하나라도 인정을 하지 않으면 외교적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작은 죄라도 인정해야 한다. 인정하지 않으면 언제 여기서 나갈지 모른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판사는 20만 위안이라는 금액을 받았다고 인정하면 수일 내로 석방시켜주겠다고 제안했다"며 "한국으로 돌아가서도 축구선수 경력을 이어나갈 수 있게 해주겠다며 거래를 제안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손준호는 중국 프로축구 승부 조작 의혹으로 중국 공안에 10개월 동안 구금됐다가 지난 3월 풀려났습니다.

6월부터 수원FC에서 뛰고 있는데, 전날(10일) 중국축구협회는 "손준호의 축구와 관련된 어떠한 활동도 평생 금지한다"며 영구 제명 결정을 내렸습니다.

중국축구협회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징계 내용을 통보하고, FIFA가 징계위원회를 열어 검토한 뒤 각 회원국에 해당 선수의 징계 내용을 전달하면 손준호는 어느 국가에서도 축구선수로 뛸 수 없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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