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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이지한, 동국대 명예졸업장 받았다…母 "많이 보고싶어" 눈물의 편지

입력 2024-08-3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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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지한 SNS〉

〈사진=이지한 SNS〉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이지한이 동국대학교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고 이지한의 유족은 지난 22일 서울 동국대학교에서 열린 2024년 가을 학위수여식에서 고인을 대신해 명예 졸업장을 받았다. 동국대 예술대학 연극학부에 재학하던 이지한은 지난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에서 발생한 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고 이지한 모친은 이지한의 SNS에 장문의 글을 남겨 명예 졸업장을 받은 마음과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전해 먹먹함을 자아냈다.

'8월 22일에 지한이의 명예졸업식이 있었다'고 운을 뗀 모친은 '우리는 지한이의 영정사진을 가지고 졸업식에 가고 싶지 않았다. 내 아들의 죽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에 지한이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 가슴 아리게 슬프지만 지한이의 영정사진을 비단 보자기에 싸서 들고 갔다. 강당 안으로 들어갔는데 졸업생 모두가 밝은 모습으로 부모님과 꽃다발을 들고 있었다. 그 모습들이 우리는 너무나 부러웠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 셋은 들어 가는 순간부터 눈물이 흘렀다. '지한이의 졸업을 축하한다'는 목소리는 어디서도 들리지 않았다. 우리 가족은 꽃다발을 준비하지 않았다. 받을 지한이가 우리 곁에 없는 게 너무 슬펐기 때문이다. '명예 졸업장을 괜히 받으러 갔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졸업장을 받을 지한이도 없는데 그까짓 종이 한장이 뭐그리 중요할까. 인생이 너무나 허무하고 모든 게 의미 없고 가슴에 불덩이가 들어있는 것 같이 숨을 쉬기가 어려운데'라고 토로했다.

또 '주인공도 없는 졸업장이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답답한 생각에 우리 가족은 가슴속에 커다란 구멍을 하나 가지고 살고 있는 것 같았다'며 '만약에 지한이가 살아 있어서 연극영화과 친구들과 같이 졸업을 했더라면, 만약에 지한이가 살아 있어서 엄마 아빠의 꽃다발을 웃으며 받을 수 있었더라면, 만약에 지한이가 살아 있어서 다른 졸업생들처럼 부모와 나란히 서서 졸업장을 받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럴 수 없기에 모든 게 다 부질없고 쓸데없는 일들 같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모친은 '10월 29일 이후로 지한이가 없는 우리 가족의 삶은 두 발이 땅이 아닌 공중에 두둥실 떠서 영혼 없이 걸어다니는 사람들처럼 그 어떤 것에도 아무 의미를 느끼지 못하게 됐다. 지한이는 만지지도 못하는 명예 졸업장을 지한이의 영정사진 앞에 두고서, 엄마, 아빠, 누나는 눈물을 흘리며 '지한아 명예졸업을 축하한다'고 중얼거렸다. 지한이 없이 남겨진 우리 셋은 그날 서로의 손을 잡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고 헤아릴 수 없는 가족들의 슬픔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모친은 '듣고 있지? 지한아? 보고 있는거지? 사랑하고 많이 많이 아주 많이 보고 싶다'며 아들을 향한 사랑과 애정 가득한 인사를 남겼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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