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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처럼' 나 이제 가노라…김민기, 시대의 역사가 되다

입력 2024-07-23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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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이 노래 '아침 이슬'을 부르고 소극장 학전에서 후배들을 길러 온 가수 김민기 씨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스스로를 '뒷것'이라 낮춰 불렀지만, 우리 문화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김민기 씨의 삶을 조소희 기자가 되짚었습니다.

[기자]

[김민기/2018년 9월 (JTBC '뉴스룸') : 제가 뒷것들 두목쯤 되다 보니까 앞에 나서고 그러는 게 너무 힘들고 불편해요.]

김민기는 누구든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여러 곡 만들었지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건 꺼렸습니다.

배우들을 '앞것들'이라 내세우면서도 자신은 '뒷것'이라고 낮춰 말하곤 했습니다.

[김민기/2018년 9월 (JTBC '뉴스룸') : 사람들 앞에서 (공연 등) 그렇게 해본 적은 거의 없죠. 음반만 내봤죠.]

그런데도 그의 노래는 여기저기서 불렸습니다.

노래 <아침이슬>
"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1970년대 유신 반대 시위 때도, 세월이 흘러 2016년 촛불시위 때도 노래가 울려 퍼졌습니다.

노래가 불건전하다는 이유로 금지되기도, 또 과거 보안대의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김민기/2018년 9월 (JTBC '뉴스룸') : 그 사람들이 절절하게 부르니까…저 사람들 노래지.]

노래를 부르고 만드는 것을 넘어 1991년부터는 소극장 학전을 열었습니다.

그곳에선 세상을 떠난 김광석이 1,000회의 라이브 공연을 펼쳤고 소시민들의 삶을 담은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30년간 이어졌습니다.

이후 청소년극 전용 극장으로, 어린이들의 문화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지난 3월 학전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모두가 안타까워했습니다.

가수로, 작곡가로, 공연기획자로, 또 극단 대표로 우리 문화의 밭을 일궜던 김민기는 가난한 배우에겐 무대를, 광장의 시민들에겐 노래를 선물한 채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장현성/배우 : 조금 더 오래 저희 곁에 계셔주셨으면 감사했을 텐데…]

[영상자막 김영진 / 인턴기자 이상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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