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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난 "애증관계 父, 알츠하이머·파킨스병 동시 투병" 오열

입력 2024-07-17 09:27

영화 '세상 참 예쁜 오드리' 28회 BIFAN 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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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상 참 예쁜 오드리' 28회 BIFAN GV

김정난 "애증관계 父, 알츠하이머·파킨스병 동시 투병" 오열
한 편의 영화에 담긴 힘은 무궁무진하다. 누군가에게는 가장 특별한 공감의 위로를 전하기도. 오랜만에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과 만난 배우 김정난이 영화 이야기와 함께 가족과 얽힌 사연을 조심스럽게 털어놔 먹먹함을 자아냈다.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첫 상영 된 영화 '세상 참 예쁜 오드리(이영국 감독)'는 엄마 미연과 국숫집을 운영하며 소소한 행복을 누리던 기훈이 어느 날 엄마의 병이 발견되고 연락이 끊긴 동생 지은과 재회하는 과정 속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이영국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정난 박지훈 김보영 김기두 김이경 등 작품의 주역들은 모두 부천을 찾아 영화를 관람해 준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은 물론,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다채로운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 과정에서 김정난은 첫 소감 운을 떼는 순간부터 눈물을 흘리며 "사실 이 작품을 찍기 직전 17년 키운 고양이가 하늘나라로 떠났다. 그때 멘탈이 정상이 아니어서 사실은 (이 영화를) 안 하려고 했었다. '이렇게 어려운 역할을 내가 할 수 있을까, 과연 관객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계속 저 자신을 의심이 할 만큼 불안하고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김정난 "애증관계 父, 알츠하이머·파킨스병 동시 투병" 오열
김정난은 극 중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엄마 오미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이 작품을 하기 전까지 제 주변에서 알츠하이머병에 걸리신 분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한 김정난은 "증상이 어떤 줄도 몰라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다큐멘터리를 많이 찾아보면서 연구하고 배우려 노력했고 어렵게 작품을 끝냈다"며 쉽지 만은 않았던 촬영 과정을 회상했다.

이어 김정난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제 저희 아버지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리셨다. 물론 아직 사람을 못 알아보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거기에 파킨슨병도 같이 오셨다"고 밝혀 좌중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처음 고백하는 건데, 나는 아버지와 애증의 관계다"라고 속마음을 꺼내기도 한 김정난은 "우리 아버지가 워낙 부모님께 사랑 받지 못하고 자라신 분이라 자식 사랑하는 법을 모르신다. 그래서 부모님임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편에 용서할 수 없는 부분들이 늘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다시 보니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난다"며 눈물을 쏟아 관객들의 눈시울도 붉어지게 만들었다.

이에 이영국 감독은 "처음 시나리오 기획하고 생각할 때부터 어느 한 엄마의 이야기에 맞춘 것도 아니었고, 또 한 가족의 얘기로 맞춘 것도 아니었다.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알츠하이머라는 병은 우리가 함께 공존할 수밖에 없는 병이다. 그 병을 가지고 같이 공감하고 같이 아파하는 가족의 얘기와 그리고 그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엄마를 그리고 싶어서 이 영화를 처음 시작하게 됐다. 제목처럼 참 예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김정난 배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 신도 안 나오는 부분이 없다. 고생도 정말 많이 하셨다. 그런데도 항상 재밌게 웃으면서 촬영에 임해 주셔서 저로서는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는 고마움을 표하면서 "그리고 선배가 저렇게 열심히 하니까 후배들도 잘 따라와 줬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의 선장은 우리 정난 씨 같다. 연기에 대해서는 워낙 탄탄하고 열심히 해 주셔서 더 이상 말할 게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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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함께 한 타 배우들 역시 높은 만족도와 뿌듯함을 드러냈다. 미연의 아들 기훈 역을 맡아 첫 스크린 도전에 나서는 박지훈은 “이 영화는 말 그대로 너무 예쁜 작품이다. 촬영할 때 엄청 추웠는데, 어머니, 형 누나 동생들이랑 찍으면서 마음 만은 따뜻했다. 또 스스로를 그렇게 강압적으로까지 몰아가며 어머니를 지키려는 기훈이가 이해됐고, 이런 이야기의 영화를 제가 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벅찬 소감을 남겼다.

미연의 딸이자 기훈의 여동생 지은 역의 김보영은 "작품을 처음 봤을 때 왠지 모르게 이 캐릭터에 정감이 가더라. 저도 지은이가 왜 그렇게 가족들을 외면하려고 했는지도 이해가 가고 왜 그렇게 열심히 악바리처럼 살아야 했는지도 이해가 됐다"며 "저도 사실 제 동생이 아프다. 그래서 제가 어렸을 때 혼자 지냈던 시간이 많아 좀 더 독립적으로 살려고 했고 독불장군처럼 살려고 했던 것 같다. 나 자신을 돌아본다는 마음으로 찍다 보니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다"고 정리했다.

기훈과 보영의 동네 형이자 오빠인 덕수 역의 김기두는 "저 나올 때 웃어 주셔서 감사하다"는 입담으로 현장을 유쾌한 분위기로 탈바꿈 시킨 후 "저는 영화를 보면서 내내 '그냥 이 캐릭터들이 영화 안에서 많이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졸였다. 아주 따뜻하고 가슴 뭉클한 영화가 나온 것 같다"고 흡족해 했다.

기훈의 소꿉친구이자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미연을 성심성의껏 도와주는 장미 역의 김이경은 "내 연기를 신경 쓰지 못할 정도로 몰입해서 봤고, 순간 순간 울컥하는 부분도 있었다. 장미라는 친구를 연기할 때는 기훈이에게 든든한 응원을 전했지만 현장에서는 오히려 선배님과 오빠, 동생과 함께 연기하면서 힘을 더 받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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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면서도 너무나 특별한 가족이 예상치 못한 시련에도 꽃잎처럼 피워낸 희망과 사랑을 그린 '세상 참 예쁜 오드리'는 올 가을 공식 개봉할 예정이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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